"어차피 찍을 낀데 만다꼬"…김대식 "부산 사상을 실리콘밸리처럼"

머니투데이 부산=한정수 기자, 부산=오석진 기자 2024.03.2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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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총선 동행르포] '낙동강 벨트' 김대식 국민의힘 부산 사상구 후보

부산 사상구에 출마하는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좌)와 사상구 현역 3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사진=뉴스1부산 사상구에 출마하는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좌)와 사상구 현역 3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사진=뉴스1


"명함 안 주셔도 됩니다. 어차피 찍을 낀데예~"

이번 4·10 총선 부산 사상구에 출마하는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가 "심부름꾼 뽑는다 생각하시라"며 명함을 건네자 한 40대 여성 국민의힘 지지자가 손사래를 치며 이같이 답했다. 김 후보는 지난 19일 오후 사상구 괘법동의 대형 쇼핑몰 르네시떼 이곳저곳을 누비며 상인들과 고객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곳에 입점된 점포 수만 2000개가 넘는다.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한 50대 여성 상인은 "인사를 만다꼬(뭐 한다고) 이리 열심히 합니꺼"라며 "(인사) 안 해도 찍을게예"라고 말했다. 50대 남성 상인은 "무조건 2번, 죽어도 2번"이라고 외치며 "이번에 잘 해가지고 돼야 안 되겠습니까"라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이 김 후보의 명함을 살펴보며 "내 불만이 좀 있는데 나중에 전화해도 됩니까"라고 묻자 김 후보는 "언제든 받겠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부산 사상구 후보가 지난 19일 쇼핑몰 르네시떼에서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정수 기자김대식 국민의힘 부산 사상구 후보가 지난 19일 쇼핑몰 르네시떼에서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정수 기자
물론 모두가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한 50대 남성은 "이번에 분발 좀 하셔야되겠다"며 "우리(더불어민주당)가 막 쫓아가고 있다"고 냉랭하게 말했다. "만날 말만 하지 말고 잘 좀 해보이소"라며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도 있었다.



김 후보가 출마하는 부산 사상구는 현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다. 이곳에서만 3선을 한 장 의원이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지만 이른바 '낙동강 벨트'답게 더불어민주당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2012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의원 배지를 단 곳이 바로 사상구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와 배재정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0.3%p(포인트) 차이의 초접전 상황이라는 결과도 있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부산일보와 부산MBC 의뢰를 받아 지난 18∼19일 무선ARS 100% 방식으로 사상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는 46.3% 배 후보는 4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이 밖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절박한 심정으로 뛰고 있다. 낙동강 바람이 어떻게 불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방관하면 바로 지게 돼 있다. 절박하고 겸손하게 운동화끈을 조여 매고 더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p 지고 있다는 마음으로 계속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에 장 의원이 도움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장 의원이 인지도가 높아 큰 도움이 된다"며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하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와 장 의원의 관계는 손흥민과 김민재의 관계"라고 했다. 한 팀 선후배로 승리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에게 사상은 제2의 고향이다. 10대 때 사상구에 자리를 잡고 주경야독했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야간대학을 다녔다. 어렵게 국비유학생 시험에 합격해 일본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이후 대학 교수로, 총장으로 30여년을 살았다.

2007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 2008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2011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2017년 여의도연구원장 등도 역임했다.

김 후보는 지역 발전을 위해 "젊은이들이 정주할 수 있는 사상구를 만들 것"이라고 공약했다. 그는 "사상구는 1960∼70년대 굴뚝산업으로 성장한 곳"이라며 "이제는 첨단 산업을 유치해 젊은이들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많은 기업들과도 미리 접촉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실리콘밸리, 경기 판교밸리처럼 사상밸리를 만들어 젊은이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을 위해 생활 밀착형 공약도 다수 내놨다. 매일 새벽부터 사상구 12개 동을 돌며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은 결과다. 그는 "경로당 하나 지어달라, 주차장 하나 지어달라, 학생들 오가는 안전 통행로가 필요하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실현이 가능한 것들은 모두 공약집에 넣어놨다"며 "맞춤식 공약으로 구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부산 사상구 후보가 지난 19일 쇼핑몰 르네시떼에서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정수 기자김대식 국민의힘 부산 사상구 후보가 지난 19일 쇼핑몰 르네시떼에서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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