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포스코? '수주 1위' 자존심 걸린 '여의도 한양' 시공사 선정 'D-1'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4.03.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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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 한양'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연말까지 '수주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맞붙었던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자존심을 걸고 수주에 '올인'한 사업장이다.

서울시의 시정 조치로 인해 수주전이 한 차례 미뤄진 지 5개월이 지났다. 그사이 사업지 내 롯데슈퍼 부지를 매입하는 절차도 마무리됐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한양'은 오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디에이치'와 '오티에르'라는 각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회사는 잇달아 단지 내 홍보관을 마련했다. 조합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여의도 재건축 사업 1세대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갖고 있는 '여의도 한양' 시공권을 확보하면 줄줄이 이어질 여의도 정비사업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여의도에서는 한양아파트를 비롯해 △공작 △대교 △목화 △미성 △시범 △삼부 △삼익 아파트 등이 사업을 추진한다. 이중 공작아파트는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상가매입 문제로 5개월이 흘렀지만, 두 회사의 '수주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그사이 정비사업 시장에서 공사비가 치솟았지만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제시한 공사비는 이전과 같다. 현대건설은 총 공사비 7740억원을 제시했다. 3.3㎡당 823만원 수준. 포스코이앤씨는 총 7021억원(3.3㎡당 797만원)을 제안했다. 두 회사가 제시한 가격 모두 시세 대비 낮다는 평가다.

포스코이앤씨는 '안정성'에 무게를 뒀다. 도급계약서에 입찰 마감일로부터 12개월간, 또 실착공 이후 입주시까지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이 없다는 조항을 담았다.

소유주 환급금을 미리 돌려줘 토지등소유자의 금융부담을 덜어준다고도 약속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시공사 대여금→토지 등 소유자 환급금→사업비→공사비' 순으로 상환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현대건설은 개발이익을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기존 전용면적 59·84㎡ 128실로 계획된 오피스텔을 전용면적 119㎡ 104실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복층과 테라스가 혼합된 하이엔드 오피스텔을 일반 분양하면 분양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윤영준 대표이사가 최근 현장을 직접 찾아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시는 여의도 한양 재건축 정비구역·정비계획 변경(안)을 지난 21일 고시했다. 변경안에 따르면 재건축 이후 단지는 임대주택이 109가구에서 148가구로 39가구 늘어나고 오피스텔은 평형이 커졌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한양아파트는 기존 588가구에서 최고 56층, 992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단지로 탈바꿈한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태"라며 "주민들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엇갈려 투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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