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오랜만의 중국 출장서 느낀 단상

머니투데이 기광국 P&K피부임상센타 전략기획실 상무 2024.03.2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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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랜만에 중국으로 출장을 오게 됐다. 20여년 전 생활용품 기업에서 근무할 때 처음 중국에 출장을 온 기억이 떠올랐다. 아직 인민복을 입고 있는 노인들과 왠지 생활수준이 낮아 보이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과 향 차이가 가득한 낯선 음식들도 인상적이었지만 변화가 시작되는 폭발하기 직전의 터질 것 같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중국 공무원들은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했고 함께 갔던 투자자들도 기대가 가득했다. 반면 10여년 전 글로벌 IT기업에 다닐 당시엔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일부 시장의 주도권을 중국 제품들이 빼앗아 가기 시작했고 떨어지는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미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의 생활수준은 한국을 앞섰고 이전에 방문했을 때 본 장방형의 큰 건물이나 인민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필자가 속한 IT분야는 한국 제품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고 세계 각 시장에서 한국 제품들과 경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중국은 지속성장했고 초강대국 미국도 본격적으로 견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출장을 오기 전 중국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뉴스가 쏟아졌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뉴스를 많이 접하면서 이제 중국도 성장의 날개가 꺾이고 강력한 코로나 통제 때만큼 어두운 모습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단수비자를 받는데도 비자센터를 방문해 직접 지문을 찍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이런 심증은 더욱 굳어졌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 보니 위챗(Wechat)으로 사람들 간의 소통이 더욱 자유로워지고 알리페이(Alipay)로 더 발전한 금융생활을 누리는 일반 중국인들은 오히려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자유롭고 풍요로워 보였다. 중국 출장을 오기 전에 이미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와 테무(Temu)를 통해 많은 제품을 직접 구매하면서 중국의 소비생활이 예상만큼 위축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예측은 음식점마다 가득한 중국인의 모습을 보면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최소한 직접 방문한 상하이 중심가의 사람들은 서울 도심과 크게 다를 바 없이 활기가 넘쳤고 사람들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최근 많은 국내 화장품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화장품 전시회에서도 수많은 중국 기업이 높아진 기술력과 다양한 신제품으로 다른 글로벌 기업보다 큰 규모로 참가했고 그 수준도 이전보다 많이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부동산 침체 이후 중국 화장품 시장이 가장 많이 축소됐다는 보도자료가 나오지만 최소한 전시회장에서는 중국 화장품들이 이전보다 발전한 모습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차별화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뉴스로 접한 것처럼 중국 경제가 위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 내 역동성과 다양성은 아직 진행형인 것 같았고 많은 중국 기업은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성공과 실패가 혼재할 것이다. 그런데 그 다양함을 무시한 채 뉴스에서 나오는 내용만 가지고 중국에 대한 편견을 갖는 것은 위험하다. 혁신적인 기업들은 성공을 위해 경쟁을 하고 품질을 높이고 고도화한 마케팅을 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다시 중국 시장에서 부활하거나 특정한 분야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부상할 수 있다. 어떤 환경에서든 비즈니스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이해하고 편견을 버리는 것이 중국뿐만 아니라 모든 시장을 대하는 바른 자세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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