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 2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우수 김진하 이인수)는 8일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600만원의 추징을 명했다. 다만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2024.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조 전 장관은 8일 입장문을 내고 "무거운 마음으로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을 말씀드린다"며 "오직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모든 것이 후퇴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 아래에서 고통 받고 있는 국민의 삶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지금 저는 5년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받았을 때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후보자로 지명받은 이후 저로 인해 국민들이 받은 상처에 대한 책임감만큼이나, 뭐라도 해야한다는 의무감에 다시 국민들 앞에 섰다"고 했다.
또 "군부 독재 정권은 총과 칼, 몽둥이로 국민을 겁주고 때리고 괴롭혔다면, 검찰 독재 정권은 국민이 부여한 수사권을 가지고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모든 이들을 괴롭히는데 쓰고 있다"며 "야당 대표도, 여야 국회의원도, 언론사도, 전직 대통령 주변도, 상상을 뛰어넘는 폭력적인 수사와 불법적인 겁박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내 편은 모든 걸 눈 감아주고, 상대편은 없는 잘못도 만들어내는 것이 검찰 독재 정권의 민낯"이라며 "대체 누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그런 권한까지 주었나. 단언컨대 국민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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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여전히 본인이 검찰총장인 줄 아는 대통령이 정적들을 괴롭히는 데만 골몰하는 사이 국민은 외환위기보다,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도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매일 한숨"이라며 "한때 '자고 일어나니 선진국'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현 정권이 들어 선 이후에는 '자고 났더니 후진국'이라는 말이 유행하다 요즘은 전쟁, 위기, 명퇴, 부도, 폐업과 같은 살벌한 말들이 연일 뉴스를 도배한다"고 했다.
아울러 "오는 4월 10일은 민주주의 퇴행과 대한민국의 후진국화를 막는 시작이 되어야 한다"며 "그 목표에 동의하는 누구라도 나서 힘을 보태야 한다. 작지만 간절한 손들이 모여 큰 산을 옮기고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강을 이뤄 마침내 바다로 나아가듯이,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은 작은 힘이라도 모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믿는다. 저의 작은 힘도 이제 그 길에 보태려 한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저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알고 있다.흠집 있고, 상처 많은 그 힘이라도 국민이 명령하시는 곳에 쓰겠다"며 "제가 무엇이 되려 하지 않겠다. 오직 국민만 보고, 국민의 목소리만 듣고, 국민이 가라 하시는 길로 가겠다"고 했다.
이어 "큰 불을 일으키기 위한 불쏘시개가 되라 하시면 그리 하겠다. 퇴행하는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 몸을 던져 막으라 하시면 그리 하겠다"며 "검찰 집단의 횡포를 누구보다 온 몸으로 겪은 사람으로, 어떤 어려움과 고난이 닥쳐 온다 해도 회피하거나 숨지 않겠다"고 했다.
또 "저를 응원해주시는 마음 뿐 아니라, 저에 대한 실망과 비판도 겸허히 듣겠다"며 "정치가 국민에 의해 움직일수 있도록, 정부가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저의 모든 힘을 다 바치겠다"고 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등을 받아 기소됐으며 이날 서울고법 형사13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 전 장관은 법정구속은 면했으며 이같은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 최종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