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산은)은 "HMM 재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향후 관계기관간 협의를 통해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협상 결렬로 당분간 HMM은 산은과 해진공 관리 체계를 유지한다. 국내 최대 해운사의 민영화와 7조원에 육박하는 공적자금 회수도 늦어지게 됐다. HMM은 2016년부터 산은 자회사로 편입돼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산은은 CB(전환사채) 3000억원, 유상증자 1000억원, 선박금융 5000억원, 영구채 1조3000억원을 HMM에 투입했다. 해진공도 유상증자 1000억원, 선박금융 2조1000억원, 영구채 1조9000억원, 기타 5000억원을 지원했다. 6조8000억원 규모인데 HMM 지분을 팔아야만 이를 회수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HMM 본사에서 직원이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KDB 산업은행과 한국해양공사는 23일에 진행되는 HMM 인수 본입찰에 하림·동원·LX인터내셔널 등 3개 기업이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됐으며, 이날 오후까지 본입찰을 마감하고 개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2023.11.23.
단기간에 재매각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산은이 처음 HMM 매각을 추진할 당시와 지금의 해운업 업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여파로 해운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HMM이 속한 '디얼라이언스' 해운동맹 내 최대 해운사인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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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매수자를 찾기도 더욱 어려워졌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의 쟁점이 향후 재매각에서 다시 불거질 수 있어서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1조6800억원 규모의 잔여 영구채가 내년에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산은과 해진공은 HMM 지분 32.8%를 보유하게 된다. 하림 HMM 지분율 38.9%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이에 하림은 채권단의 과도한 경영 개입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이 보유한 10조원 이상의 유보금이 해운업 발전에 사용될 수 있도록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맞섰지만 매수자 입장에선 경영권을 행사하는데 제한이라고 볼 수 있다. 하림은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 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