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4일 중국 베이징의 루이싱커피 매장에서 구이저우 마오타이의 바이주가 함유된 라테가 팔리고 있다. 2023.9.4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3일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시진핑의 술'로 통하는 중국 마오타이(茅台, Kweichow Moutai)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어난 168억9600만위안(약 3.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매출액은 14.0% 늘어난 336억9200만위안(약 6.2조원)이다. 50%의 경이로운 순이익률도 이어갔다.
그런데 경기 부진과 젊은층의 외면으로 최근 주가가 빠지고 시총은 급감했다. 우려가 컸는데 3분기 실적으로 한 숨 돌리게 됐다. 현지언론이 "실적 축제"라는 표현을 쓸 만도 하다. 마오타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32억6800만위안(약 19조원)으로 1000억위안을 돌파했고, 누적 매출성장률은 18.5%로 연간 목표 15%를 일단 넘어섰다. 4분기 어지간히만 팔아도 목표는 달성할 상황이다.
그냥 된게 아니다. 자존심도 다 던지고 총력전을 폈다. 기원전 135년에 한(漢)무제에 진상한 기록이 남아있는 구이저우(貴州) 마오타이는 중국 고급술의 상징이자 중국인들의 자부심이다. 최고가 제품을 기준으로 가격 역시 유명 바이주인 우량예(五粮液, 오량액)의 세 배가 넘지만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간다. 그런 마오타이가 아이스크림, 커피, 초콜릿과 피를 섞은거다.
마오타이는 딩슝쥔(丁雄軍) 회장의 "청년을 잡으라"는 특명 아래 지난해 유제품 기업 멍뉴와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을 출시해 돌풍을 일으켰다. 올 3분기엔 말 그대로 컬래버(공동사업) 융단 폭격을 했다. 중제1946과 합작해 막대형 아이스크림을 내놓은데 이어 9월에만 중국 최대 커피체인 루이싱과 장향(?香) 카페라테를, 글로벌 초콜릿 브랜드 도브와 마오샤오링(茅小凌) 초콜릿을 연이어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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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엔 모두 병당 3000위안(약 55만원)에 달하는 고급 마오타이가 들어갔다. 아이스크림이 6위안(약 1100원), 커피가 7위안, 초콜릿이 17.5위안이다. 아무리 많이 팔려도 마오타이 전체 매출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무형의 영향력은 막대했다. 전통의 충성고객층 외에도 젊은 층에 마오타이 브랜드가 어필하고 있다. 강력한 브랜드가치(IP)를 젊은 층에도 소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거다.
2000년 역사 마오타이의 변신은 일단 3분기 고객의 선택을 받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낮은 주가다. 한때 2200위안을 넘나들던 마오타이 주가는 1600위안 선에 머물고 있다. 2021년 말 2조5752억위안(약 475조원)이던 시가총액은 지난 20일 기준 2조664억위안(약 381조원)까지 내려왔다. 삼성전자 시총(41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젊은 세대의 술 소비량 자체가 워낙 적다보니 장기 성장성에 대한 의문 부호가 커진다. 와인 등 경쟁 주류의 판매가 늘어나는 가운데 술에 취하는게 '쿨하지 않다'고 여기는 젊은층에 어떻게 지속적으로 '마오타이=권력과 지위'라는 등식을 대입하느냐가 관건이다. 중국 화신증권은 "중국 전통주의 중추절과 국경절 기간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둔화했다는 집계가 전해졌다"며 "춘절(설날) 등 연초에 반등했던 주류 소비 전체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