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의 새 먹거리가 될 '친환경 엔진'[이슈속으로]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10.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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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조선의 새 먹거리가 될 '친환경 엔진'[이슈속으로]


메탄올·액화천연가스(LNG) 추진체 수요가 높아진다. 기존 선박유와 동시에 연료로 사용하는 이중연료추진선뿐 아니라 친환경 연료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선박 주문이 는다. 주로 상선에서 있어 온 수여가 대형 크루즈, 중소형 페리 시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엔진사업을 품은 국내 주요 조선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추진체 수요는 유럽이 중심이다. 국제해사기구(IMO)와 각국의 해상규제가 강회되고 유럽 내 친환경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서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이 수주한 주요 친환경 선박의 선주들 역시 대부분 유럽 해운사다. HD한국조선해양 산하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도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가 주문했다.



머스크가 주문한 메탄올 추진선은 지난 7월 울산을 출발해 지난달 13일 머스크 본사가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한 뒤 '로라 머스크호'로 명명됐다. 일반적으로 선박 명명식은 건조된 조선소에서 출항 직전 열린다. 총 5척의 메탄올 추진선을 주문한 머스크가 이번 선박을 굉장히 특별하게 여기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울산에서 코펜하겐으로 이동하면서 운항 적합성 테스트를 마친 로라 머스크호는 조만간 정규 노선에 투입된다.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LNG운반선·PC선 등 상선 중심이던 친환경 추진체 수요는 크루즈·페리 시장으로도 옮겨간다. 크루즈·페리선 분야 세계 1위이자 유럽 1위 조선사 이탈리아 핀칸티에리(Fincantieri)는 최근 시칠리아 정부로부터 LNG 추진 페리선 1척을 1억2000만유로(약 1700억원)에 수주했다. 자동차 200대와 여객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건조된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갖춰 항구에 머무는 동안에도 배출가스를 제로(0)화 하겠단 구상이다. 시칠리아 정부는 첫 선박이 성공적으로 건조되면 추가 주문에 나설 방침이다.



핀칸티에리(Fincantieri)가 건조 예정인 LNG추진 페리선 /사진=핀칸티에리핀칸티에리(Fincantieri)가 건조 예정인 LNG추진 페리선 /사진=핀칸티에리
머스크의 럭셔리 여행브랜드 익스플로러저니(Explora Journeys)도 최근 핀칸티에리에 2척의 LNG추진 크루즈선을 주문했다. 스웨덴 스테나(Stena)와 프랑스 브리타니 페리(Brittany Ferries) 등은 중국 진링조선소에 각각 LNG 추진 페리를 주문했다. 이들 선박은 지난해 9월부터 건조되기 시작해 최근 웨이하이 진링조선소에서 진수식을 갖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미국·유럽·동남아 등지의 다양한 크루즈·페리선 운항사들이 친환경 선박 주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흐름은 글로벌 1~3위 엔진사를 보유한 국내 조선사에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한다.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 HSD엔진, STX엔진 등 국내 빅3가 곧 글로벌 빅3일 정도로 한국은 선박용 엔진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했다.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를 제외한 나머지 엔진사들은 당초 별도 운영됐다.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한화오션의 관계사 한화임팩트가 HSD엔진 인수를 각각 확정한 상황이다. 조선·엔진 사업을 모두 품은 HD현대와 한화의 친환경 엔진사업 수익도 확대될 전망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한국은 고부가가치 상선 분야 건조 실력이 높고, 국내 엔진기업도 저속이지만 크고 출력이 강한 엔진 기술력이 높다"면서 "친환경 추진 대형 엔진 기술력은 확고한 경쟁 우위를 지녔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속·중형엔진을 주로 사용하는 크루즈·페리가 국내 기업에 엔진을 주문할 가능성은 작지만, 이들이 가세하면서 최대 선박시장인 상선 분야의 친환경 추진체 전환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친환경 엔진 사업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의 메탄올 이중연료 힘센엔진 8H32DF-LM /사진=HD현대중공업HD현대중공업의 메탄올 이중연료 힘센엔진 8H32DF-LM /사진=HD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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