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유 속도내는 사우디…전세계 모아놓고 "디지털·수소전환 가속"

머니투데이 리야드(사우디)=김도현 기자 2022.0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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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정부가 처음으로 개최한 기술 전문 박람회 ‘LEAP 2022’. 사우디가 석유 사업 의존을 낮추고 탄소중립을 준비하기 위해 선보인 ‘비전 2030’ 일환으로 개최됐다. /사진=김도현 기자사우디 정부가 처음으로 개최한 기술 전문 박람회 ‘LEAP 2022’. 사우디가 석유 사업 의존을 낮추고 탄소중립을 준비하기 위해 선보인 ‘비전 2030’ 일환으로 개최됐다. /사진=김도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주최하는 'LEAP 2022'가 1일(현지시간) 리야드 프론트 컨벤션센터(RFECC)에서 개막했다. 사흘 동안 열리는 LEAP 2022는 사우디 최초의 기술 전문 박람회로 사우디 정부가 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회사들과의 협업하고 자체 축적한 기술력을 처음으로 대외에 공개하는 자리다.

LEAP 2022는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사우디 정부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2030년까지 석유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비전 2030을 공개했다. 400만톤의 수소 생산을 목표로 삼는 등 신수종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비전 2030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개혁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국방부 장관을 역임하고 현재 총리직을 맡은 실권자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이번 행사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지대한 까닭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웃한 중동 나라들뿐 아니라 유럽·아프리카 기업인들과 해외 취재진 수십여명이 방문했다. 사우디 현지 기업 관계자들과 언론인 및 방문객 수천여명도 행사장을 찾았다. STC, 모빌리 등 현지 기업 외에도 에릭슨, 화웨이,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IBM, 델,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부스를 꾸리고 행사를 후원했다.



‘LEAP 2022’는 1일(현지시간) 개막해 3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사진은 LEAP 2022 행사를 찾은 사람들. /사진=김도현 기자  ‘LEAP 2022’는 1일(현지시간) 개막해 3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사진은 LEAP 2022 행사를 찾은 사람들. /사진=김도현 기자
3만6050㎡ 규모의 RFECC 준공 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행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석유 중심의 사업구조 탈피를 위한 사우디 정부의 다양한 시도가 이곳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다음달에는 국내외 방산업체가 참가하는 행사가 예정돼 있다. 현장에서는 LEAP 2022를 두고 사우디 탈석유 정책이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잇따랐다.

LEAP 2022는 정보통신 중심의 기술행사를 표방했지만 전시장 곳곳에는 차세대 에너지, 바이오테크, 인공지능(AI), 핀테크, 로봇, 모빌리티 등 다양한 차세대 기술이 전시·논의됐다. 가장 큰 부스를 꾸린 사우디 통신업체 모빌리는 차세대 위성통신, 자율주행기술 등 본업 외에도 최신 시설을 탑재하고 전기로 주행하는 앰뷸런스와 드론, 스마트 교육, 스마트 농업, 스마트 건설 등의 기술을 뽐냈다. 내년 사우디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인 '제2의 테슬라' 루시드의 전기차도 전시했다.

지영조 현대자동차그룹 이노베이션 담당 사장과 보르예 에크홀름 에릭슨 CEO(최고경영자), 라그후 라그후람 브이엠웨어 CEO, 마엘 가베 테크스타즈 CEO, 페기 존슨 매직 리프 CEO, 넨나 느와칸마 월드와이드웹 재단 수석, 심 시쿠트 에스토니아 최고 정보책임자 등 40여개국 400명 이상의 관료·기업인·학자 등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설 계획이다.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 정보통신부 장관은 "사우디의 이 같은 투자와 변화는 전 세계 인류와 메나(MENA·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며 "사우디는 메나 지역뿐 아니라 미래 글로벌 기술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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