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돔'이라는 이름이 붙은 무수한 물고기들은 사실 돔이 아니다. 말려먹으면 맛있는 옥돔, 찰진 회가 일품인 돌돔(줄돔), 젓갈을 담궈 먹는 자리돔, 전설의 물고기 돗돔, 못생긴 혹돔과 호박돔 모두 '이름만 돔'인 셈이다.
도미라 하면 통상 이와 같은 참돔을 말한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감생이, 감시라고도 불리는 감성돔.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돔류의 특징은 몸과 머리가 좌우로 납작하고 체고(몸의 최고 높이)가 높다는 점이다. 주둥이와 눈 아래부위, 뺨과 머리 윗부분에는 비늘이 없다. 아가미 부위(주새개골)에 날카로운 가시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돔류는 이빨이 매우 발달해 조개, 게와 같은 단단한 먹이도 잘 씹어먹는다. 등지느러미에는 가시와 줄기부가 연결돼 있으며 11~13개의 강한 가시가 있다.
참돔의 다른 이름 '상사리·빠가'
87㎝급 빠가. 이런 건 절대로 혼자 다 못 먹는다. /사진=유창준 유앤아이피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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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통용되는 참돔의 별명은 '바다의 미녀'다. 붉은 빛깔에 여럿 박혀있는 푸른 옥색의 점이 아름답다. 참돔의 눈 위에 나타나는 푸른 반점은 값비싼 색조화장, 마스카라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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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장을 한 듯 아름다운 참돔의 눈. (가운데)붉은 몸에 박혀있는 푸른 옥색의 점들은 참돔의 특징이다. (아래)아름다운 외모 속 숨겨진 날카로운 이빨로 조개나 게도 잘 부숴 먹는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감성돔은 5~6월에 유통량도 적어지고 맛도 떨어진다. 산란기에 영양분을 죄다 알로 몰아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뉴월 감성돔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나온다. 5~6월 산란 이후 지방과 영양분 결핍 상태의 감성돔을 먹은 옛 어부의 말로 알려졌다. 산란 후 다시 살을 찌우고 영양분을 축적하는 10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가 감성돔 맛의 절정이다.
양식과 자연산 구분하는 방법은 '꼬리'
(위)자연산 참돔의 깔끔한 꼬리지느러미. (아래)양식 참돔의 훼손된 꼬리지느러미. 실제 양식 참돔 중에는 이보다 훨씬 더 심하게 꼬리지느러미가 훼손된 개체가 많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일본산이나 국산 모두 양식 참돔은 꼬리지느러미가 망가진 경우가 많다. 양식장에서 서로 부대끼며 훼손되는 탓이다. 자연산 참돔은 밝은 체색에 더해 선명한 꼬리지느러미가 특징이다. 넓고 깊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떠다니며 살아간 흔적이다.
'맛'만으로 자연산과 양식을 구분하는 게 그리 쉽지는 않다. 다만 자연산은 산란기를 제외하면 감칠맛과 씹힘성에서 양식보다 낫다는 평가를 종종 받는다. 양식 참돔은 연중 안정적인 기름기와 감칠맛을 제공하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돔류 전문가인 정재묵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도미 맛은 비단 자연산이냐 양식이냐에 따른 것만이 아니라, 전처리와 어떻게 손질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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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살린 참돔 초밥. /사진=국립수산과학원
감성돔은 육질이 참돔보다 쫄깃하고 단단해 회가 가장 적합하다. 그렇다고 다른 요리에서 뒤쳐지는 것도 아니다. 초밥, 찜, 조림 모두 맛있다. 특히 소금과 마늘, 무, 대파만 함께 넣고 끓여낸 맑은 탕도 예술적인 맛을 자랑한다.
황돔·붉돔 먹기 힘든 이유
(위에서부터)청돔, 황돔, 녹줄돔, 붉돔. 참돔이나 감성돔만큼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들도 역시 도미라 불릴 수 있는 종류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그래도 황돔의 경우 대형기선 저인망으로 잡힌 자연산이 시장에 나오기도 한다. 황돔은 소형 어종이다보니 칼집을 낸 채 굵은 소금을 쳐 구워내면 맛있다. 가끔 포를 떠서 초밥 재료로 쓰기도 한다.
이름만 돔인 '유사돔'들지금부터 나오는 X돔들은 진짜 도미가 아니다. 한국에서만 이름에 돔을 붙인다. 발생학적으로 도미와 거리가 먼 어류다.
낚시할 때 짜릿한 손맛을 안겨주는 혹돔. 실제 맛은 별로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반건조 상태로 주로 유통되는 옥돔.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못생긴 걸로 유명한 호박돔.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주로 젓갈이나 잡어 물회로 취급되는 자리돔.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다 자라면 서장훈급으로 커지는 돗돔. 1년에 몇마리 안 잡혀 희소성이 높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위)줄무늬가 특징인 돌돔. (아래)성장하면서 줄무늬가 옅어진 수컷 돌돔.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어름돔이 흔한 어종은 아니지만 회 맛은 좋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도미와 친구들 맛있게 즐기는 방법
/사진=해양수산부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GS리테일, 메가마트, 서원유통, 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 쿠팡,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이베이코리아, 수협쇼핑, 위메프, 오아시스, SSG.com, CJ ENM, 더파이러츠, GS홈쇼핑, 롯데온, 인터파크, 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 아이쿱, 두레, 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 삼삼해물, 풍어영어조합법인, 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명절 앞두고 가격이 비싸지기 전인 지금이 바로 맛있는 도미를 즐길 타이밍이다.
참돔탕수.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살짝 데친 껍질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는 돌돔회. /사진=국립수산과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