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수가 이끄는 GS '유통', 모바일 신선식품 승부수 띄운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11.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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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수 GS그룹 회장이 키운 GS홈쇼핑 품은 GS리테일…양사 모바일·신선식품 강화에 주력할 듯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 사진제공=GS리테일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 사진제공=GS리테일


GS리테일 (19,930원 ▼30 -0.15%)GS홈쇼핑 (154,900원 ▲3,200 +2.11%) 합병으로 GS그룹 내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의 역할이 더 막중해졌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키워온 GS홈쇼핑을 GS리테일이 품으면서 허 부회장이 유통 부문 경영 전반을 총괄하게 되면서다.

GS리테일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GS홈쇼핑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GS리테일이며 GS홈쇼핑은 해산할 예정이다. 사실상 GS홈쇼핑이 GS리테일 안으로 들어오면서, 그간 따로 운영됐던 GS그룹 내 유통 사업 경영을 GS리테일 수장인 허 부회장이 총괄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허창수 GS그룹 회장 용퇴 이후 GS홈쇼핑 부회장을 맡고 있던 허태수 회장이 GS그룹을 이끌게 됐고 동시에 허 부회장도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사실상 올해부터 허 회장과 함께 허 부회장이 그룹의 중심을 잡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합병을 통해 유통 부문 전반을 통합해 허 부회장에게 몰아주는 셈이 됐다.

특히 업계에서는 허태수 회장이 국내 홈쇼핑 업계 1위로 키워온 GS홈쇼핑을 사촌동생인 허 부회장이 넘겨받게 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허태수 회장은 2007년부터 GS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으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허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케이블방송(SO)인 GS강남방송과 GS울산방송을 팔고 GS홈쇼핑을 모바일 중심으로 체질 개선하는 데 힘썼다.

GS리테일 편의점사업 성장을 주도해 GS25를 업계 1위로 키워온 허 부회장이 허 회장 작품인 홈쇼핑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향후 GS그룹 유통 혁신을 이끌어 가는 과제를 맡게 됐다.

허연수가 이끄는 GS '유통', 모바일 신선식품 승부수 띄운다
허태수 회장과 허연수 부회장이 그리는 유통산업 미래 모습은 일치한다. 허 부회장은 올해 초 열린 GS리테일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경영 혁신과 함께 온라인 통합 플랫폼 구축을 얘기했다. 지난 6월 GS임원포럼에서 허태수 회장도 유통분야에서 모바일과 온라인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혁신을 강조했다.


GS리테일은 합병 전략 자료를 통해 모바일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기도 했다. 모바일 쇼핑, 언택트 문화 확산 등 소비 행태와 환경 변화에 맞서 모바일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다. 향후 5년 내 주요 사업별 계획 목표도 모바일 부문 확대를 강조했다. 올해 2조 8000억원대로 전망되는 모바일 부문 취급액을 5년 뒤 7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기준 GS홈쇼핑의 전체 취급액 4조 2822억원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53.6%(2조 2946억원)였고, GS홈쇼핑의 모바일 앱 다운로드수(올해 3분기 기준)도 3830만건에 달하는 만큼 양사간 시너지가 이뤄지면 충분히 목표 도달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 합병 이후 기대되는 시너지 중 하나로 식품과 신선식품 모바일 플랫폼 강화를 꼽았다. GS리테일은 GS더프레시(수퍼마켓)의 신선식품 경쟁력이 있긴 하지만 GS프레시몰 등 e커머스 사업부문의 경쟁력은 타 유통 경쟁사들에 비해 약한 편이다. GS홈쇼핑 역시 총거래액 2조8000억원 규모의 e커머스 플랫폼을 갖고 있긴 하지만 신선식품 등에 대해선 한계를 지녔다는 평가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양사 합병을 통해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할 경우 신선식품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중장기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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