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홈쇼핑 합병, 필연적이지만 전략 추상적"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11.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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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매장 전경 / 사진제공=GS25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매장 전경 / 사진제공=GS25


편의점 등 사업을 영위하는 GS리테일 (19,930원 ▼30 -0.15%)이 홈쇼핑 업체 GS홈쇼핑 (154,900원 ▲3,200 +2.11%)과 합병해 초대형 유통 채널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대해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결정이지만 양사간 시너지 제고 전략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일단은 관망하자는 의견으로 보인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1일 GS리테일 분석 보고서를 통해 GS홈쇼핑과의 합병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전일(10일)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 1대 4.22의 합병비율로 GS홈쇼핑을 합병하고 GS홈쇼핑이 소멸해산할 예정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GS홈쇼핑 1주당 GS리테일 신주 4.22주를 교부하는 방식이다.



합병 기준가액은 GS리테일이 3만3800원, GS홈쇼핑이 14만6100원으로 각각 정해졌다. 최대주주 GS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 지분을 각각 65.75%, 36.1% 보유하고 있는데 합병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GS가 보유할 합병 GS리테일 지분은 57.9%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합병법인의 플랫폼과 물류, 빅데이터 및 IT의 경쟁력은 압도적으로 효율적 결합 및 통합에 따른 시너지가 발생할 경우 소매시장 내 GS리테일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방향성과 비전은 매우 긍정적이다"라면서도 "다만 플랫폼간 통합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한 세부 전략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또 "이에 따라 양사 합병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국내에서 이종 유통 플랫폼 간 통합을 통해 이상적인 시너지를 내는 뚜렷한 예시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가회복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러나 낮은 기저에 따른 2021년 편의점 산업 회복이 분명하고 합병 법인의 시너지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목표가는 유지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한다"고 했다.

합병 전후를 비교할 때 GS리테일에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시 GS리테일의 EPS(주당순이익) BPS(주당순자산가치) DPS(주당배당금)은 각각 14%, 25%, 53% 증가하고 배당수익률은 기존 2.7%에서 4.1%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GS홈쇼핑 지표는 배당수익률 하락 등 일견 악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GS홈쇼핑 본사 전경 / 사진제공=뉴스1서울 영등포구 GS홈쇼핑 본사 전경 / 사진제공=뉴스1
다만 나 연구원은 "GS리테일이 편의점과 호텔 부진으로 주가가 부진한 반면 GS홈쇼핑은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데다 주가도 상승했다"며 "GS홈쇼핑 주주 입장에서 최악의 타이밍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소 GS홈쇼핑 주주들에게 불리한 합병비율이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합병이 과거 유통업계의 업태 구분이 허물어지는 과정에서 필연적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합병 시너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고 합병 이벤트 자체가 불확실성을 수반한다는 점은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사고과정이 '어디 가서 무엇을 살까'에서 '무엇을 어디 가서 살까'로 바뀌고 있고 유통업체들의 전략도 '이곳에서 무엇을 팔면 고객들이 찾을까'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팔아야 고객들이 찾을까'라는 고민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GS리테일은 편의점 업계 내에서, GS홈쇼핑은 홈쇼핑 업계 내에서 모바일 커머스 개발에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들으며 각각 디지털 커머스에 투자하고 있어 합병으로 투자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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