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1조' 기술수출… 되살아난 바이오 투자심리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9.07.0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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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와 '윈윈' 표준 제시...연이은 악재에 허덕이던 투심도 회복

유한양행 '1조' 기술수출… 되살아난 바이오 투자심리


유한양행 (71,000원 ▼500 -0.70%)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힘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크지 않은 자본 투여로 성과를 극대화 하면서 바이오벤처들에는 재무적 도움과 더불어 연구개발(R&D)에 힘을 실어주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핵심 가치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제넥신 (7,280원 ▼70 -0.95%)과 '윈윈' =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비알콜성 지방간염(이하 NASH) 치료제 신약후보는 바이오벤처 제넥신의 역할이 컸다. 기술수출된 'YH25724'에 제넥신의 약효지속 기반기술 'hyFc'가 결합된 게 주효했다.



한마디로 약효를 오래 지속시켜주는 기술인데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한미약품이 랩스커버리 기술로 사노피와 수조원대 당뇨 신약 기술수출을 체결한 게 유한양행에서 재현된 셈이다.

제넥신과 유한양행은 2013년 해당 기술로 융합단백질 제품을 개발·사업화할 수 있는 실시권 계약을 맺었다. 2015년에는 표적단백질 4종에 적용할 수 있는 실시권 계약도 추가했다. 이 기술은 제넥신 고유 원천기술로 다양한 단백질 신약에 접목이 가능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유한양행은 앞선 지난해 11월 얀센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을 12억55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세계 판권을 넘겼다. 레이저티닙도 바이오벤처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로부터 도입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기술수출 한 YH25724는 제넥신 기술이 접목된 융합단백질로 바이오 의약품 관련 타사와 첫번째 사업 협력이며 국내 최초 NASH 치료용 바이오 의약품"이라고 말했다.

◇K-바이오 불씨 되살릴 불쏘시개 = 유한양행 1조 기술수출이 전해진 1일 증시에서 바이오 상장사 주가가 일제히 반등했다. 기술수출 주인공인 유한양행(2.9%)과 제넥신(10.2%)은 물론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1.2%), 신라젠 (4,550원 ▼15 -0.33%)(3.0%)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 주가가 상승했다.


최근 에이치엘비 (110,100원 ▲500 +0.46%)의 글로벌 임상 3상 데이터 부진으로 위축된 바이오 투자심리가 회복된 모습이다.

특히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로 바이오 기업 전반에 대한 신용위기가 커지던 터에 쾌거라 의미가 더 크다.

업계는 그동안 바이오 기업과 신약 가치를 평가하는 데 최근 벌어진 일련의 악재들이 본질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해왔다. 그로 인해 상장사들의 자본 조달은 물론 비상장사들이 기업공개(IPO)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던 게 사실이다.

이번 유한양행의 1조 기술수출이 바이오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바람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이슈와 의약품 성분 논란은 신약개발과 가치 평가에 있어 예외적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업 전반의 불신을 불러왔다"며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 같은 기업들의 잇단 기술수출이 바이오 산업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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