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외친 시스템 반도체 강국 文정부가 완성?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9.04.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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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정부 산업발전 전략 조만간 발표..과거와 다른 실행의지·협업 체계 구축 절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24일 '2030년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을 목표로 130조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관련 산업 지원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시스템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을 마련 중이며,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연구개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 반도체 수출이 회복될 수 있도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 등을 활용해 팹리스(반도체설계전문기업)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전문기업) 등의 글로벌 수요기업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이번에 처음 나온 얘긴 아니다"며 "그간 정권마다 관련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메모리반도체'에 집중하다 보니 우선 순위에서 밀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산업부는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7년 3월말 당시 △기술(공급) △시장(수요) △생태계 등 3가지 부문에 중점을 둔 '시스템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놨다.

우선 공급 측면에서 연구개발(R&D)과 인력양성, 차세대 소재·공정 원천기술 개발 등에 민관 합동으로 2645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세부적으론 저(低)전력·초(超)경량·초(超)고속 반도체 개발을 위해 파워 반도체 등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에 2210억원을 투입하고, 4년간 차량 반도체 석사과정 신설 등에 130억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스템 반도체 전문인력 2880명을 양성키로 했다. 여기에 정부와 기업의 일대일 투자로 미래 반도체 소자 기술과 친환경 공정가스 개발 등에도 258억원을 배정키로 했다.


수요 측면에선 신수요 신시장 창출을 위한 협업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반도체 개발 플랫폼(아틱)을 교육기관에 개방하고, 반도체 대기업과 완성차업계간 협력관계 구축 및 글로벌 수요기업과 기술·구매 협력을 촉진키로 했다.

생태계 측면에서도 다품종·소량생산 대응을 위해 디자인하우스(하나텍)를 중심으로 파운드리(삼성전자·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동부하이텍 (41,600원 ▲1,550 +3.87%))·팹리스(실리콘웍스 (71,500원 ▼2,600 -3.51%))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했다. 디자인하우스는 시스템 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계 재배치 등 설계지원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이같은 팹리스와 파운드리, 디자인 하우스간 협력안은 이날 삼성전자가 밝힌 시스템 반도체 산업생태계 강화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아울러 반도체 설계 공용 랩(LAB) 구축(창업)과 반도체 펀드 2000억원 투자(성장), 인수합병(M&A) 지원단 운영(투자금 회수) 등을 통해 반도체 설계 기업 성장의 연결고리를 강화키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준비 중인 시스템 반도체 산업 발전 전략도 큰 틀에선 비슷한 구조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정권이 바뀐 만큼 전체적인 콘셉트 측면에서 변화를 줄 수 있고 지원 규모 등도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간 협업 지원책 등 추가적인 대책이 나올 수도 있지만 문제는 실행 의지"라며 "성장 잠재력이 큰 시스템 반도체 분야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학계, 업체간 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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