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의 배경인 다케다성터 주변 양조장을 개조한 닛포니아 호텔. /사진=닛포니아 홈페이지
일본 역시 도시 중심으로 경제를 살리고 있어서 지방의 빈집 문제는 더 큽니다. 그런데 일본 내 이를 해결해보려는 지역재생 움직임이 눈길을 끕니다.
간사이 지역 특구 사업자인 NOTE(노트)는 비어 있는 오래된 집을 고쳐 되살리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1950년 이전 지어진 주택 중 비어 있는 집이 21만채(2013년 기준)에 달합니다.
/사진=닛포니아 홈페이지
손님들은 호텔의 이런 특징을 오히려 즐깁니다. 오래된 건물이 주는 매력도 느낄 수 있는 데다, 하나의 호텔이 된 역사적인 마을을 거닐며 즐기고 가게에 들르고 주민과 교류하는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한 관광객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성터 주변을 걷는 것을 즐겼다"고 말했습니다.
사사야마의 객실은 24개. 최근 유행에 맞춰 이중 2곳은 애견동반도 가능합니다. NOTE는 간사이 지역 7곳에 이 같은 지역 재생 사업을 펼치고 있고, 도쿄 인근 치바현에도 오래된 집을 고쳐 호텔을 세웠습니다. 이들 중에는 150년 된 전통주 양조장도 있는데 이를 활용해 갓 만든 술 체험, 술지게미 목욕 등 특색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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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싸지 않습니다. 하루 숙박에 3만~7만엔(30만~71만원) 수준으로 고급호텔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하지만 여행 예산이 넉넉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호텔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사업주 입장에선 가격이 높다보니 객실 점유율이 30%만 돼도 손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띄엄띄엄 떨어진 집들이 호텔 1개라는 개념, 낯설지 않나요? 여기에는 일본 정부의 지원이 있었습니다. 원래 규정(여관업법)상 흩어진 건물은 하나의 호텔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규정을 따른다면 떨어진 7채의 집을 호텔로 운영할 때 별도 등록을 해야 해, 집마다 24시간 상주하는 프런트 직원이 필요합니다. 영업을 어렵게 하는 조건입니다.
2015년 당국은 사사야마 지역을 '국가 전략 특구'로 지정하며 닛포니아 호텔을 규정 예외로 뒀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정치권은 아예 법률을 개정해 '분산형 호텔'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인구 감소, 빈집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지역 재생사업이 어떤 효과를 거둘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일본 내에서 관심은 큽니다. 후지와라 타케시 NOTE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전국에서 이 사업에 대한 문의를 해와 손이 모자랄 정도"라고 말합니다. 연내 닛포니아 호텔은 홋카이도, 후쿠오카, 히로시마 등지에 진출합니다.
타케시 사장은 또 "오래된 집을 수리할 때는 지역 업자에 맡긴다"며 이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닛포니아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