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車 43만대 팔린 경기도…수소차 보조금 200대뿐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3.1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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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화성 등 일부 수도권 지역 수소전기차 보조금 없어…삼척은 원전부지를 수소도시로

국내 자동차 판매 1위 지역인 경기도가 수소전기차 보급에서 밀리고 있다. 올 보급 목표가 200대로 부산, 경남, 울산, 광주 등에 뒤진다. 경기 지역의 수소전기차 보조금 수요는 이미 보급 목표의 3배에 이른다.

작년 車 43만대 팔린 경기도…수소차 보조금 200대뿐


◇경기, '넥쏘' 계약자 보급 목표 3배…수도권 일부 지역 보조금 '無'=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경기 지역의 수소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수는 200대다. 정부가 세운 올해 보급계획 4000대 중 불과 5%만 경기 지역에 배정됐다. 7000만원 수준의 수소전기차를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기 위해서는 보조금(최대 3250만원)이 필수다.



업계에서는 경기 지역의 차량 소비 규모를 감안했을 때 200대는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경기는 총 43만대의 신차가 등록됐다. 광역자치단체 중 1위(23.4%)의 차량 소비 지역이다.

경기 지역에서 수소전기차를 기다리는 운전자도 적지 않다. 이 지역에 수소전기차 ‘넥쏘’를 사겠다고 신청한 고객은 600명 이상으로 보조금 지급 대수의 3배가 넘는다. 수소전기차를 계약한 고객의 10%가량이 경기에 몰려있다.



그나마 경기도에 보급되는 200대도 지역별 쏠림 현상이 심하다. 절반인 100대가 평택에 배정됐고, 나머지 지자체가 100대를 나눠 갖는 구조다. 평택시가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도청이 있는 수원의 경우 5대에 불과하다. 용인, 화성 등 수도권 지역은 수소전기차를 계약한 운전자가 100여 명에 이르지만 이들 지역에선 보조금 지원 계획이 없다. 오산과 안성 등도 공모를 진행하지 않는다.

이처럼 수소차 보조금 지급에 소극적인 지자체들은 관내에 수소충전소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김민수 서울대 교수는 이날 열린 '자동차 기술 및 정책 개발 로드맵 발표회'에서 "충전소도 없는데 어떻게 수소전기차를 타겠나 싶겠지만 전국에서 구매 예약이 진행되고 있다"며 "대도시와 고속도로 휴게소에 하나씩 충전인프라를 갖춰지고 있어 보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넥쏘 /사진제공=현대자동차현대차 넥쏘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지자체별 수소경제 ‘빈익빈 부익부’…삼척, 원전부지→수소도시=
경기 지역처럼 소극적인 지역도 있지만 △울산 △광주 △경남 △부산은 수소경제의 주도권을 위해 수소전기차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네 지역의 보급 계획이 전체의 63%(2520대)를 차지한다.


울산은 현재 3곳은 수소충전소를 올해 말까지 6곳으로 늘릴 계획이고, 창원과 광주, 서울은 각각 2곳에서 4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수소충전소가 없는 경기는 이달 고속도로 안성휴게소에 2곳이 설치된다.

개별 시군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강원 삼척시는 원자력발전소 부지를 수소도시로 바꿀 계획을 발표했다. 원전예정구역을 고시를 해제하고,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수소시범도시 공모에 참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전기차 계약자가 올 정부의 보급 목표인 4000대를 훌쩍 넘어섰다"며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올 하반기 추가 예산 편성을 통한 보조금 지급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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