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상사태 취소'에 '거부권' 행사…임기 첫 비토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16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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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거부권 행사로 의회 '비상사태 취소' 결의안 사실상 무력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가 통과시킨 '국가비상사태 선포' 취소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비토)을 행사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통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비 조달을 강행하기 위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의회의 결의안은 사실상 힘을 잃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부권 행사 서류에 서명했다.



서명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의회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자유가 있고, 나는 거부권을 행사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명 직전에도 트위터를 통해 "강력한 국경 보안과 장벽에 용감하게 투표한 위대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감사하고 싶다"며 "(국경 장벽은) 범죄와 인신 매매,마약 밀매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것을 멈추게 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두고보라. (상원의원) 당신들이 소속 주로 돌아갔을 때 주민들이 이전보다 더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는 취지의 결의안을 놓고 표결을 벌여 찬성 59표, 반대 41표로 가결했다.

상원은 여당인 공화당이 100석 가운데 53명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45명, 무소속이 2명에 그친다. 그럼에도 찬성표가 59표나 나왔다는 것은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약 12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반해 반란표를 던졌다는 뜻이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동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 결의안은 지난달 26일 민주당 주도로 하원을 통과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맞서 민주당은 오는 26일 자신들이 다수인 하원에서부터 결의안에 대한 재표결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회에서 다시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면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상원의 의석 구도상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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