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g 다이어트 기뻐했더니…알고보니 '비만합병증'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9.02.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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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 시대2-비만·당뇨클리닉<3>비만합병증1]①'다음·다뇨·체중감소' 부른 당뇨면 '심각'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생명공학기업 ‘메디파트너생명공학’과 함께 치과 진료에 이어 두 번째로 사회적 질병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도비만과 당뇨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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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73㎝, 체중 105㎏으로 초고도 비만(체질량지수 35.08)인 A씨(38)는 최근 피로감이 심해지나 싶더니 2개월 새 10㎏ 넘게 체중이 감소했다. 다이어트 효과라고 기뻐한 것도 잠시, 너무 기운이 없고 갈증이 심해진 데다 자다가도 두어 번 화장실에 다녀올 정도로 소변을 자주 봐 병원에서 검사해보니 당화혈색소가 11.3%로 심각한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30대 초반 B씨는 최근 2년 새 체중이 7㎏가량 늘면서 BMI(체질량지수)가 중증 비만 상태인 33.2(키 160㎝, 체중 85㎏)까지 높아졌다. 그렇다고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 갑상선수술을 받으면서 우연히 당뇨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됐다. 당화혈색소가 8.9%로 혈당조절이 잘되지 않는 상태였는데도 모르고 있던 것이다.

비만은 단순히 외관상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질병이며 각종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21일 대한비만학회(KSSO)에 따르면 비만 합병증은 대표적인 것만 10가지 넘는다.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해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지방간, 담낭질환, 관상동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수면무호흡증, 통풍, 골관절염, 월경이상, 대장암, 유방암 등이다.

안지현 내분비내과 전문의(전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우리 몸속 지방세포는 ‘아디포카인’이라는 물질을 분비해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한다”며 “비만이 되면 이 물질의 조절장애로 고혈압, 당뇨병, 지방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장비만은 지방이 분해되면서 유리지방산을 방출하는데 이 물질이 간, 근육 등의 장기로 유입돼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며 “일반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대사증후군의 원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료=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 시트 2018'자료=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 시트 2018'
비만학회가 발표한 ‘2018년 비만 팩트 시트’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클수록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의 발생률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질환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 대사증후군이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한 몸의 반응이 감소해 고혈당이 유지되면서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상태를 말한다.


A씨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서 혈액 중 포도당(혈당)이 장기나 근육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수분과 함께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탈수로 인해 체중이 갑자기 10㎏ 이상 감소한 것이라는 게 안 전문의의 설명이다. 최근 2~3개월간 혈당조절 평균상태를 의미하는 당화혈색소가 5.7% 이하면 정상이고 6.5% 이상이면 당뇨병이다. A씨처럼 10% 이상인 경우 탈수 증상 회복과 혈당을 낮추기 위해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당뇨병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대한당뇨병학회(KDA)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10명 중 4명이 본인이 당뇨병 환자임을 모른다. 당뇨병의 3대 증상은 다음, 다뇨, 체중감소인데 혈당이 아주 높지 않은 경우 아무 증상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뚱뚱하면 일단 당뇨병을 의심하라”는 말이 있듯이 비만은 당뇨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뇨병학회는 2013~2016년 30세 성인 당뇨병 유병자의 절반이 BMI 25(㎏/㎡) 이상인 비만이었다고 밝혔다. 이중 BMI가 30~35(㎏/㎡) 미만인 고도 비만은 8.4%, BMI가 35(㎏/㎡) 이상인 초고도 비만은 1.8%로 나타났다.

비만으로 발생한 당뇨병은 조기 발견하면 체중감량만으로도 당뇨약을 먹지 않는 수준까지 개선할 수 있다. 안 전문의는 “B씨의 경우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처방받았는데 6개월간 15㎏의 체중을 감량하면서 당뇨약을 중단할 수 있었다”며 “당뇨병 환자가 젊고 유병기간이 길지 않다면 체중감량으로 당뇨약을 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료=대한비만학회 '2018년 비만 팩트 시트'자료=대한비만학회 '2018년 비만 팩트 시트'
10kg 다이어트 기뻐했더니…알고보니 '비만합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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