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행보 택한 국민연금, KCGI연대 가능성 ↓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9.02.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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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행동주의 원년…주총 전쟁 시작됐다]국민연금 한진칼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결정

독자행보 택한 국민연금, KCGI연대 가능성 ↓


국민연금공단이 한진칼에 대해 적극적인 경영참여형 의결권 주주권 행사를 결정함에 따라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펀드)와의 연대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1일 한진칼에 대해 한진칼에 대해서는 정관변경을 제안하는 최소한의 형태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정관변경 제안은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평가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주주권 행사에 한진칼 이사해임 안건은 포함하지 않았다"며 "모회사나 자회사에 대해서 횡령, 배임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을 때 그때는 이사회가 결원되는 것으로 보는 것으로 정관변경을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장관은 "사외이사 추천풀이 마련됐어야 하는데 아직 그러지 못했다"며 "이사 제안을 하지 않고 최소한으로 정관변경만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하는 데 있어 경영 참여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결정으로 KCGI와 연대 가능성이 축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박 장관도 "KCGI의 제안은 파악하고 있으나 기금위는 독자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지 거기에 동의를 하거나 하는 것은 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전날 KCGI가 주주제안을 내놓은 것은 기금위 개최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KCGI는 전날 한진칼 (59,700원 ▼100 -0.17%)한진 (20,900원 ▲150 +0.72%)에 오는 3월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와 사외이사 선임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서를 송부했다고 밝히고 내용을 공개했다. 지분 10.8%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의 경우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감사 1인과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제안했다.

하지만 이같은 제안에 국민연금의 동의하거나 동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KCGI가 추천한 이들을 지지하기 위해서는 정당성 확보를 위해 후보들에 대한 검증을 다시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그럴바에야 자신들이 후보를 내는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들이 이사를 제안하지 않는데 KCGI의 이사를 지지할 가능성은 없다"며 "적어도 이번 주총에서는 국민연금과 KCGI의 연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CGI 측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언제라도 대화할 여지는 있다"면서도 "현재 구체적으로 국민연금과 접촉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조양호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은 28.95%다. KCGI와 국민연금이 뜻을 같이하게 되면 18.15%다. 국민연금의 지분 7.3%의 의결권을 가져오지 못하면 KCGI에 한진칼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미미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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