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천에 또 20조' 새 신화 쓴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8.12.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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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7개 크기로 M16 반도체라인 2020년 10월 완공…생산유발효과 80조원 경제활성화 기여

최태원 '이천에 또 20조' 새 신화 쓴다


SK하이닉스가 19일 경기도 이천에 반도체 생산라인 ‘M16’ 착공에 나섰다. 20조원을 투자해 만드는 M16 라인이 만들어지면 팹 라인 3기(M10, 14 포함)를 갖추게 된다. 최태원 회장의 의지대로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쌍두마차로 도약하는 계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기공식에 참석해 "SK하이닉스는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고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지키며 성공을 이룬 성장 스토리를 써 왔다"며 "M16이라는 첨단 하드웨어에 기술뿐만 아니라 땀과 노력을 쏟아부어 새로운 성장 신화를 써달라"고 주문했다. 기공식엔 최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성욱 SK그룹 ICT위원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등 그룹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 20조 선제투자, 기술격차 확대 = M16 라인에는 총 20조원가량이 투자된다. 인프라와 공장 건설에만 3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올 10월 초 청주 M15 라인 준공 이후 2개월여만에 쉴 틈 없는 후속 투자에 나서는 셈이다. 2015년 완공된 이천 M14(D램·낸드플래시), 올해 가동을 시작한 청주 M15(낸드플래시)에 이어 M16까지 총 50조원가량이 들어가는 셈이다.

M16 라인 부지는 이천 본사 부지 내 M14 라인과 같은 5만3000㎡다. 축구장 7개를 합친 것보다 조금 더 넓다.



공장은 2020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생산 제품과 규모는 향후 시장 상황과 기술발전 등을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청주 M15가 낸드플래시 전용 라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M16은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활용한 10나노 초반대 D램 생산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서울대경제연구소는 이번 투자로 2026년까지 80조원의 생산유발과 26조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재·설비 등 전후방 연관 효과로 반도체·건설 부문 활성에 미칠 영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고용창출 효과도 34만8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메모리 수요 탄탄" 선제투자 의지 = SK하이닉스가 내년 반도체 시장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초대형 투자를 예정대로 집행하기로 한 것은 단기적으로 업황이 주춤하더라도 중장기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탄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도 이날 기공식에서 "10년 이상 공장 신축이 없었던 SK하이닉스에 M14와 M15 건설이 오랜 염원의 성취였다면 M16은 또 다른 도약을 알리는 출발선"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 대형화에 맞춰 이를 수용할 공간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의미도 크다. 내년 시장이 부진하다고 해서 투자를 늦출 경우 시황이 회복세를 보일 때 생산량을 맞추기 어렵다. 2020년까지 공장 준공을 마치고 생산제품 등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것도 이런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 57%의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분기 말 매출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D램이 29.1%로 세계 2위, 낸드플래시가 10.8%로 5위다.

◇ 용인 반도체공장 추진…10년간 120조 투자 = 산업통상자원부와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반도체 부품·장비업체까지 입주하는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전날 산업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로 제출한 내년도 업무계획에 SK하이닉스가 내년 상반기에 새 반도체 공장 부지를 선정하고 부지 조성과 기초 공사 등에 우선 1조6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28년까지 10년 동안 총 120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추산한다.

유력 검토 지역으로 꼽힌 용인은 SK하이닉스 본사인 경기도 이천 생산공장보다 서울에서 약 8㎞ 가깝다. 현재 이천 부지는 M16 공장 외엔 추가 공장을 세울 땅이 없다. 청주 부지 역시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장기적인 투자를 위한 선제적인 부지 확보는 언제나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투자계획이나 지역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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