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업계 도입 비중이 높은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달러 하락할 때마다 SK이노베이션 (106,700원 ▼800 -0.74%)과 GS칼텍스, 에쓰오일 (74,000원 ▼2,000 -2.63%), 현대오일뱅크의 평균 재고손실은 각기 1000억원, 700억원, 600억원, 250억원 가량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4분기의 절반 이상이 지나간 현재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2.82달러에서 66.06달러로 16.76달러(20.2%) 급락했다. 단순 계산으로 유가 하락 탓에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각기 약 3350억원, 2350억원, 2010억원, 840억원 안팎의 재고관련 손실을 끌어안은 셈이다. 업계 전체로 8500억원이 넘는 규모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손실이 발생한 2014년 4분기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당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2.97달러에서 60.11달러로 32.86달러(35.3%) 폭락했고 정유사 전체 손실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했다.
정유사 실적은 이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2014년 4분기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은 4630억원, 4523억원, 213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재고물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현대오일뱅크만 136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간신히 적자를 면했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화되면 내년부터는 석유제품 원재료로 사용되는 원유 비용의 감소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며 "업계 전체가 유가 추이를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