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가급락 SK 등 정유사 재고손실 '1조 위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8.11.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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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등 정유4개사 재고손 8000억 돌파…유가 추가하락하면 연말 조 단위 손실 가능성

[단독]유가급락 SK 등 정유사 재고손실 '1조 위험'


글로벌 유가가 고점대비 20% 이상 급락하면서 이런 시황변동을 예상치 못한 국내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업계 재고평가손실이 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한때 배럴당 100달러 돌파 전망이 나오던 국제유가가 한달새 60달러 선 유지도 버거울 만큼 급락하면서 미리 쟁여둔 원유 가치가 추락한 탓이다.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 4분기 재고손실은 1조원을 넘어서 2014년에 겪었던 재고손실 공포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업계 도입 비중이 높은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달러 하락할 때마다 SK이노베이션 (106,700원 ▼800 -0.74%)과 GS칼텍스, 에쓰오일 (74,000원 ▼2,000 -2.63%), 현대오일뱅크의 평균 재고손실은 각기 1000억원, 700억원, 600억원, 250억원 가량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유사마다 비축해 놓은 원유 비축물량이 1000~2000만 배럴 정도 되는데 재고 물량이 많을수록 유가 하락에 비례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확보해 둔 재고 가치의 감소 규모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재고물량은 1일 정제규모 1위인 SK이노베이션이 가장 크고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순이다.

4분기의 절반 이상이 지나간 현재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2.82달러에서 66.06달러로 16.76달러(20.2%) 급락했다. 단순 계산으로 유가 하락 탓에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각기 약 3350억원, 2350억원, 2010억원, 840억원 안팎의 재고관련 손실을 끌어안은 셈이다. 업계 전체로 85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12월에도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 업계 전체 재고 손실은 1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손실이 발생한 2014년 4분기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당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2.97달러에서 60.11달러로 32.86달러(35.3%) 폭락했고 정유사 전체 손실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했다.

정유사 실적은 이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2014년 4분기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은 4630억원, 4523억원, 213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재고물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현대오일뱅크만 136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간신히 적자를 면했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화되면 내년부터는 석유제품 원재료로 사용되는 원유 비용의 감소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며 "업계 전체가 유가 추이를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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