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금리 동시에 빠진 한국…경기둔화 '먹구름'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진경진 기자 2018.11.1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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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올들어 코스피 시장서 5.6조원 순매도…투자자 예탁금도 약 7조원 이상 감소

주식·채권금리 동시에 빠진 한국…경기둔화 '먹구름'


미중 무역분쟁과 금리 상승,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 부재로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5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2018년 초입에서 투자자들은 '코스피 3000'을 꿈꿨지만 지난 10월 코스피 지수는 3000은 커녕 2000선마저 하회했고 올 들어 코스피 시가총액은 206조원이 증발했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14.9% 하락한 2100.56에 마감했다. 올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은 5조5634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 투자자마저 4조7067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말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올해 코스피 사상 최고가 돌파 전망 근거는 △기업 이익 사상 최고치 경신 △주주 환원 정책 강화 △대북 관계 개선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 완화 등이었다. 예상대로 기업 이익은 사상 최고치가 예상되고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되고 있으며 대북 관계도 어느 정도 개선됐다. 하지만 호재를 뒤덮는 더 큰 악재가 불거진 것이 문제였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중간 패권 다툼이 과열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 상승이 가속화됐고 한국 기업 이익은 쏠림 현상이 심했으며, 수급마저 악화됐다"며 "이 네 가지 변수가 한국 증시 하락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파르게 진행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외국인 자금 유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데 매물을 받아낼 국내 수급 주체가 취약했다. 특히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비중을 장기적으로 줄이며 연기금이 수급 안전판이 되지 못했던 것이 10월 하락장에서 낙폭을 키웠다. 기관 투자자 중 연기금은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1000억원의 순매수에 그쳤는데 사실상 국내 주식 비중을 거의 늘리지 않은 것이다.

주식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대기자금을 뜻하는 투자자예탁금도 1월 말 30조6858억원에서 11월16일 기준 23조507억원까지 급감했다.

한편 2018년 국내 채권금리는 국내 경기둔화와 고용충격에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되며 하락 반전했다. 하반기 들어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서 채권 가격은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2017년 11월에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했으나 이후 국내 경기둔화가 기준금리 인상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때문에 다수 증권사들은 2019년 채권 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채권금리와 주가 하락은 경기둔화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채권투자(안전자산)와 주식투자(위험자산)은 대체관계에 있는데 국내 경기가 상반기에는 물가상승률 둔화, 하반기에는 고용쇼크를 겪으며 크게 둔화되자 채권금리 하락과 주가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주가 하락과 국내 채권금리 하락은 결국 경기둔화를 반영한다"며 "2018년 연말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불구, 경기여건 악화를 감안할 때 2019년에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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