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만난 IT, 대장주 귀환에 코스피 2000 회복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진경진 기자 2018.10.3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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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부, 중국 푸젠진화에 반도체장비 수출 금지 조치…韓 반도체 업종 반사익

호재 만난 IT, 대장주 귀환에 코스피 2000 회복


2000선을 내주며 폭락한 코스피가 대장주 반도체 업종에 대형 호재가 발생하면서 하루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IT 업종에 발생한 호재 효과가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고 연기금 매수가 유입되면서 억눌렸던 투심이 살아나 코스피는 반등에 성공했다.

30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전일대비 950원(2.29%) 오른 4만23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2.10% 올랐다.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도 0.93% 오른 2014.69에 마감했다.



2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DOC)는 미국 기업이 중국 반도체기업 푸젠진화에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했다. 상무부는 성명서를 통해 "중국 반도체 기업은 미국의 국가 안보 또는 외교 정책 이익에 반하는 활동에 참여하거나 참여하게 될 중대한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은 지난해 12월 푸젠진화와 대만기업 UMC가 자사의 칩 디자인을 훔쳤다고 주장하며 법적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이런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은 중국 기업에 관세 부과 형식의 제제를 넘어 이번에는 실질적으로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라는 조치를 실행한 것이다.



그간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 반도체 업체의 시장 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억누르는 변수가 됐다.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미국의 수출 금지 조치로 반도체 업체 주가를 억누르던 악재가 하나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걸쳐 중국 반도체 업체가 양산을 앞두고 있는데 이번 금지 조치로 미국산 반도체 장비 없이 메모리를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미국 장비는 일본이나 한국 반도체 장비만으로 대체할 수 없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대형 호재에 해당된다"며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가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계속 우려하고 있었는데 이번 조치로 중국 업체의 메모리 생산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시장 진입을 막아버린 이번 조치의 장기적 파장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면 중국이 반도체 라인을 구성하기 힘들어 중국 반도체 굴기가 타격을 받게 된다"며 "하지만 이번 이슈가 반도체 업종에는 긍정적이어도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장기화될 경우 전체 글로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장 투심이 급격히 위축된 상태에서 터진 호재에 기관의 저가 매수가 유입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2000선 회복에 성공했다. 최근 4~5거래일 동안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량 순매수하며 주가 방어에 나섰다.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시장에서는 반도체, 화장품 등 악재가 터질 때마다 과민반응하는 경향이 과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나온 호재는 바로 반등의 소재가 되며 주가가 가파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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