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제품 먼저 출시" 전략 수정한 애플, 왜?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2018.09.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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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최고가부터 시작하는 '네덜란드 경매' 방식… 소비자 수용가능 가격 수준 가늠"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페르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에서 신제품 아이폰X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FPBBNews=뉴스1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페르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에서 신제품 아이폰X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2년 연속 신제품을 내놓은 애플이 작년과 다르게 이번엔 고가제품을 먼저 출시한다. 소비자가 감수할 수 있는 '최고가'를 가늠해보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복수의 애플 관계자를 인용, "1000달러(약 112만원)에 이르는 고가 모델인 아이폰 XS와 XS맥스의 생산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아이폰 XS와 XS맥스는 미국 등에서 예약판매 중이며 해당 모델들은 오는 21일 본격 출시된다.



상대적으로 저가 모델인 XR은 이보다 5주 뒤에 출시된다. XR은 64GB 기준 749달러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의 공동 창업자 조쉬 로비츠는 이를 두고 "'네덜란드 경매'의 일종"이라고 했다. 최저가로 시작해 호가를 올리는 일반적인 경매 방식이 아닌 최고가를 먼저 제시해 소비자가 수용 가능한 수준까지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로비츠는 "애플에 충성도가 높은 사람은 빨리 제품을 얻기 위해 (높은 가격에도) 돈을 지불할 것"이라며 "이는 (시장에)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를 내놓은 애플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지연으로 6주 뒤에야 아이폰X를 판매할 수 있었다. 고객들은 상위 모델인 아이폰X가 출시될 때까지 기다렸고 이 때문에 아이폰8 모델의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고가 제품을 먼저 내놓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앞서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신형 아이폰의 가격이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에 대해 "많은 혁신과 가치를 제공한다면 기꺼이 그것에 대해 대가를 지불할 사람들의 영역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애플은 저가 모델인 아이폰 XR이 나오기 전까지 고가 모델인 아이폰 XS와 XS맥스를 가격 경쟁 없이 판매할 수 있다. 아울러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세 가지 모델의 매출과 생산을 좀 더 정확히 예측해 아이폰8과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편 WSJ는 애플이 고가 모델의 판매를 우선시하고 저가 모델인 XR의 가격도 지난해 선보인 저가 모델보다 50달러 높게 책정한 걸 근거로 애플이 내년에 아이폰 평균 판매 가격을 6%가량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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