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 않는 서울 아파트값, 올 상반기 8.6% 뛰었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8.07.23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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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만 조정, 비강남권은 중소형 중심으로 상승세 지속

잡히지 않는 서울 아파트값, 올 상반기 8.6% 뛰었다


정부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는 가격 오름세가 지속됐다. 강남권 재건축단지 가격이 조금 내렸지만 연초와 비교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강북권 주요 신축단지 시세가 고공행진하는 까닭이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61%로 집계됐다. 자치구별로 성동구가 13.02%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강동구(12.28%) △동작구(11.89%) △마포구(11.71%) △강남구(9.97%) △송파구(9.91%) △서초구(9.73%) △광진구(9.72%) △동대문구(9.66%) △서대문구(8.87%) △성북구(8.66%) △영등포구(8.62%) 등 12개 자치구가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상반기(3.37%)의 2배 넘는다. 6·29대책, 8·2대책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 지난해 하반기(6.68%)와 비교해도 상승폭이 컸다.
 
정부는 강남 재건축아파트 규제와 고가주택 보유세 증세를 통해 시장안정화를 도모했다. 하지만 정책발표 직후 서초구·송파구 일부 재건축단지만 가격이 일시적으로 소폭 조정됐을 뿐 비강남권은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
 
강북 중소형 아파트는 공시가격 기준으로 보유세 부담이 크지 않고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은 시세차익 기대가 반영돼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보유세 개편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 매매가격은 지난해 3월 7억원에서 올해 5월 10억2000만원으로 3억원 이상 올랐다.
 
지난해 2월 5억8500만원에 거래된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 전용 59㎡도 올해 3월 매매가격이 9억원을 기록했다.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 아파트값도 전년 대비 2억~3억원 뛰었다.
 
반면 실거래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는 4월부터 양도세 중과 시행과 맞물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임대사업자로 나선 영향이 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20일 기준)은 3552건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거래량은 177.6건으로 지난해 7월(466.4건)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올해 1~3월 평균 1만건 넘던 거래량은 4월(6220건) 5월(5488건) 6월(4821건)으로 감소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등록 임대사업자는 7만40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2만6000명)보다 2.8배 더 늘었다.
 
전세거래 비중이 커진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올해 4월부터 7월 초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5만8945건이며 이 가운데 3만120건(51.1%)이 전세계약으로 조사됐다. 무주택 실수요자도 당장 주택을 구입하지 않고 정책 효과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정부가 강남, 과천, 성남 일대 공공주택지구에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신혼부부 희망타운 10만가구 공급을 발표했기 때문에 당분간 전세시장에 머물려는 임차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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