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1위, 스마트폰도 파상공세=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28%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에릭슨(27%), 노키아(23%), ZTE(13%)가 쫓는다.
2010년 뒤늦게 뛰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화웨이는 지난해 스마트폰 1억5300만대를 팔며 10.1%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21.1%), 애플(14.3%)을 맹추격 중이다. 올해 2분기에는 애플을 누르고 세계 2위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꼽히는 폴더블(접는)폰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화웨이는 BOE와 함께 올해 11월 중 공개를 목표로 8인치 크기의 안쪽으로 접히는 방식의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R&D투자로 기술력↑, '늑대문화'로 정신 무장=일반적으로 '중국제품=저가'라는 인식이 많지만 화웨이는 높은 기술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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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세계 기업별 특허 출원 건수에서 1위(4024건)를 차지했다. 지난해 화웨이는 138억 달러(약 15조원)를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매출대비 15%에 이른다. 전체 18만여명의 직원 중 R&D 인력은 8만명에 달한다. 중국 선전의 본사를 비롯해 미국과 영국·독일·캐나다·프랑스·러시아 등 전 세계에 걸쳐 16개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화웨이 R&D 투자액의 대부분은 5G 기술 개발에 썼다고 봐야 한다"며 "자율주행차, 드론(무인기), 스마트시티 등 차세대 산업으로 꼽히는 모든 것들이 5G 기반에서 연동되고 서비스가 창출될텐데 화웨이가 막대한 5G 투자로 기술력을 키우는 것은 매우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경영 구조는 남다르다.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3명의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6개월씩 번갈아 맡는다.
화웨이는 스스로를 늑대에 비유한다. 런정페이 회장은 "민감한 후각, 불굴의 진취성, 팀플레이 정신 등 늑대의 3가지 특징이 필요하다"며 야성이 강한 조직문화를 강조해왔다. 늑대처럼 예민한 후각으로 시장이 원하는 상품을 파악해 만들고 먹잇감이 일단 정해지면 다 같이 무리 지어 맹렬하게 공격해야 한다는 것. 창업 초기에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야전침대를 나눠주기도 했다. 사무실에서 밤낮으로 연구해 제대로 된 제품, 새로운 것을 만들라는 취지에서다. 직원들은 '텐트 문화'라고 부른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매년 전 직원의 5% 정도를 성과 미흡자로 분류해 퇴출시킬 정도로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며 "미국 등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글로벌IT 기업들과 많이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문화가 경쟁력으로 이어진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