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빈', 프리세일로 410억원 확보…비결은?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18.05.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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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게재한 콘텐츠 가치에 따라 '빈' 채굴량 결정하는 '가치 합의' 방식 주목

콘텐츠 가치에 따라 가상화폐 '빈'을 채굴하는 SNS 플랫폼 '리빈' 시연 장면. / 사진제공=피노텍콘텐츠 가치에 따라 가상화폐 '빈'을 채굴하는 SNS 플랫폼 '리빈' 시연 장면. / 사진제공=피노텍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채굴하는 가상화폐 '빈'(VEEN)의 프리세일에 410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몰린 가운데 '빈'의 채굴량을 결정하는 '가치합의'(CoV·Consensus of Value) 방식에 관심이 모아진다. SNS 사용자가 생산한 콘텐츠의 가치에 따라 '빈'을 차등 분배하는 방식으로, 장시간 대규모 장비를 동원하는 그릇된 채굴 행태를 근절할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비영리재단 '빈 파운데이션'(Veen Foundation)은 지난 3월~이달 중순 진행된 '빈'의 1‧2차 프리세일에서 각각 350억원과 64억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확보했다. 가상화폐 프리세일은 투자의사를 밝힌 기관이나 거액 투자자를 상대로 한 배타적 투자유치 행사로, 통상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ICO(가상화폐공개)와 구별된다.



이 같은 프리세일 흥행은 '가치합의' 방식이 시장의 관심을 모은 결과로 풀이된다. SNS 플랫폼 '리빈'에 위치정보와 사진, 글 등을 게재하면, 다른 사용자들의 평판 합의에 따라 '빈'의 채굴량이 결정된다. 사용자들의 호응이 높은 콘텐츠 게시자에 다량의 '빈'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채굴 장비 수와 시간에 비례해 가상화폐를 수집하는 방식과 대비된다.

해당 채굴모델은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SNS 사용자에게 수익 일부를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상당수의 기업은 고객 콘텐츠 및 정보에 기반한 SNS 사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이를 독식하는 상황이다. 빈 파운데이션은 '리빈' 콘텐츠 게시자에 '빈'을 배분하고, 이중 일부는 '리빈'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한다.



'빈' 채굴은 오는 8월쯤 가능할 전망이다. 빈 파운데이션와 '리빈'을 공동 개발한 피노텍 (670원 ▲269 +67.08%)은 이 시기 '리빈'의 베타 서비스 출시를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리빈'에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사용자에게 '빈'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우선 실시한 뒤 내년 1월 정식 버전을 출시해 사진 및 글 등 콘텐츠 게시자로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르면 하반기 국내외 가상통화거래소 각각 1곳에 '빈'을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수익모델은 제휴사들의 광고 협찬이다. 피노텍은 '리빈' 사용자의 위치정보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활동 반경 및 관심 분야를 파악하고, 제휴사가 원하는 맞춤형 고객군을 소개한다. 제휴사는 자사 광고가 도달된 '리빈' 사용자에게 '빈'을 제공하는 한편, 해당 '빈' 중 일부는 피노텍에 귀속된다.

또 내년 상반기 '리빈' 내 기부 채널을 신설하고, 건전한 기부문화 정착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위치정보와 활동 내역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검증하는 한편, 기부 과정에서 별도 수수료 없이 직접 지원도 가능하다.


피노텍 관계자는 "'리빈'을 내려받아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빈'을 채굴할 수 있다"며 "가상화폐 채굴을 위해 각종 편법이 동원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빈'을 현금처럼 쓰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항공, 스포츠마케팅 분야 기업과 협업을 논의 중"이라며 "'빈'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 생태계가 구축되면 '가상화폐는 투기 수단'이라는 선입견도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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