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외이사 추천서 빠진다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8.05.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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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들 모두 사추위서 배제...조 회장,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참여는 유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외이사 추천서 빠진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에서 빠졌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선 회장 참여가 배제되지 않아 현직 회장이 차기 회장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을 통해 대표이사 회장의 사추위 당연직 포함 조문을 빼기로 했다. 이로써 기존 사추위 구성 조항에 포함된 '대표이사 회장을 포함한'이라는 내용이 삭제됐다. 사추위는 3인이상 5인이내 이사로만 구성된다.



또, 이사회를 지원하는 이사회사무국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사무국 업무 성과 평가자를 경영진에서 사외이사로 변경했다.

국내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면서 회장이 사추위에 포함된 곳은 신한금융이 유일했다. 신한금융은 올 초 이사회 멤버가 대거 교체되며 회장의 사추위 배제와 관련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계획만 밝혔다. 또,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지배구조 부문 평가에서 국내 상장사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S등급'을 받는 등 외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적이 있어 사추위 배제에 대해서는 계속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의 경영건전성 검사에 따른 사추위 독립성 강화 등 권고사항을 수용한 것이다. 같은 달 금융위원회가 CEO가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후보추천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이어진 영향으로도 보인다.

다만 신한금융은 이번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하면서 회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하는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신한금융의 회추위는 대표이사 회장과 4인 이상 6인 이내의 이사로 구성된다. 다만 '회장 본인이 후보에 포함되는 경우에 회장은 후보 추천 절차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있어 당국이 우려하는 '셀프 연임'은 불가능하다는게 신한금융의 설명이다.

하지만 회장 본인을 제외한 다른 회장 후보군에 대해서는 여전히 현직 회장이 회추위에 참석해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경우 회장의 임기까지 2년 정도 여유가 있지만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면 조 회장의 측근인지 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 3월이다.


한편, 신한금융이 회장의 사추위 참여를 배제하면서 KB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사추위에 참여하지 않는다. 회추위는 신한금융을 제외하면 3곳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빠졌다. 올해 지방금융지주인 BNK금융, DGB금융, JB금융 회장도 CEO를 비롯해 사외이사, 감사위원 후보를 추천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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