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희 신영자산운용 배당가치본부장./사진=신영자산운용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배당가치본부장은 "5년 전만 해도 투자자 사이에선 '한국 주식을 배당받으려고 하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는 배당 성향이 낮았다"고 회상했다.
박 본부장은 가치투자 명가로 불리는 신영자산운용에서 12년여간 '신영밸류고배당'을 운용해 온 배당주 투자의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신영밸류고배당'은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유일하게 설정액이 1조원에 달하는 초대형펀드로 2003년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680%에 달한다.
하지만 외국인과 연기금 등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 주주까지 배당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그는 "배당 수익에 민감한 투자 문화가 조성되면서 기업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나쁜 부담이 아니라 투자자들에게 부채 의식을 갖게 하는 압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증시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주목받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본부장은 "한국의 배당 성향은 글로벌 대비 10% 이상 낮은 편이지만 반대로 아직 돌려줄 게 많이 남아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한국 증시를 유망하게 본다"고 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앞으로 배당 재원이 늘어날 수 있는 주식시장은 한국 뿐"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의 주가가 급락하지 않았던 이유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배당'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석했다. 그는 "현대차는 지난해 신차 판매 부진과 중국의 사드 보복까지 겹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는데도 주가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은 배당을 통해 현대차가 하락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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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본부장은 "배당을 많이 하는 회사는 우량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배당률이 높은 기업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더 높아질 수 밖 에 없다"며 "현금 흐름이 좋은 회사는 경기 사이클이 나쁜 시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고 그럴수록 경쟁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