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관세' 美 3인방, 철강업계와 오랜 관계…그래서 대변?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3.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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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로스·라이트하이저…WSJ "업계 관계자가 규제 요직" 지적

미국 철강업계와 오랫동안 깊은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오른쪽)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미국 철강업계와 오랫동안 깊은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오른쪽)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 2011년 당시 경제학자로 활동하던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은 중국의 무역정책이 미국을 위협한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 '중국에 의한 죽음(Death by China)'을 제작한다. 제작비 약 100만달러(약 10억6900만원)는 나바로 국장의 친구가 대표로 있던 샌디에이고의 한 시민단체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실제로는 미국 철강 대기업 뉴코(Nucor)가 시민단체를 통해 자금을 전달한 것이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나바로 국장과 뉴코의 사례는 트럼프 행정부 내 주요 인사들이 철강업계와 오랫동안 깊은 관계를 유지해왔음을 새삼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바로 국장이 철강업계를 대변해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를 주도했다는 의혹 제기인 셈이다.



실제로 백악관에서 철강업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은 한둘이 아니다. 월가 출신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대표적이다. 백악관 입성 전 PEF(사모펀드) 운용사인 WL로스&코를 이끌며 '기업 사냥꾼'으로 악명을 떨치던 로스 장관은 2002년 베슬리헴스틸 등 파산한 철강업체들을 모아 인터내셔널스틸그룹(ISG)를 설립한다.

ISG는 이후 인도계 미탈스틸에 45억달러에 매각됐으며, 미탈스틸은 또 유럽 철강회사 아르셀로와 합병해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로 거듭난다. 이 같은 인연으로 로스 장관은 지난해 상무장관 취임 전까지 아르셀로미탈 이사로 활약했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를 사실상 진두지휘하고 있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지난해 USTR 대표에 임명되기 전 오랫동안 다수의 미국 철강회사에서 고문변호사로 일한 인물이다.

이밖에 최근 상무부 국제무역 담당 차관에 임명된 길버트 카플란은 철강업계를 위해 일하던 로비스트였으며, 제프리 제리쉬 USTR 부대표 내정자와 USTR 자문위원 스티븐 본도 US스틸을 위한 로비 경력이 있다.

WSJ은 "특정 업계와 관련된 인물이 공직에 오르는 것이 미국 연방정부의 윤리 규칙을 위반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과거 정권과 비교하면 트럼프 행정부에는 한 업계에서 성공한 인물이 그 업계를 규제하는 요직에 있는 사례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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