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구속·사퇴·압수수색…채용비리 한순간에 추락하다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3.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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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공정과 부정의 경계]<9>강원랜드 전 사장 구속,…최흥식 전 금감원장·이광구 전 행장 등 퇴진

편집자주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 (문재인 대통령)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채용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이런 다짐은 공염불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채용비리에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좌절하는 이유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공정’한 것인지의 경계는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 이번 기회에 ‘공정한 채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이유이다.

[MT리포트]구속·사퇴·압수수색…채용비리 한순간에 추락하다


기업과 공공기관에 채용비리 폭풍이 불어 닥치면서 수장들의 불명예 퇴진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채용비리 관행을 뿌리째 뽑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종 공공기관과 기업의 채용 과정에 관행과 비리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져왔다. 관련 문제가 속속 드러나면서 해당 조직의 수장들과 관련자들이 압수수색, 구속, 자진사퇴 등으로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규모 채용비리로 기업 전체가 불명예를 뒤집어 쓴 강원랜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조사를 통해 2012년, 2013년 당시 채용한 직원 대부분이 청탁으로 입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기간 대표를 맡았던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은 직원 채용과 관련한 업무 방해 및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돼 재판 중이다. 인사 청탁을 의뢰한 혐의로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염동열 의원은 피의자 신분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사무실 인턴 직원을 부정하게 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철규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최근 실형을 확정 받았다. 최 의원도 박 전 이사장에 채용 압력을 가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최 의원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로도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과거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채용비리 의혹으로 지난 12일 자진 사퇴했다. 현 정부에서 고위급 기관장이 불명예 퇴진한 것은 처음이다. 최 원장은 과거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시절에도 간부 채용으로 잡음을 일으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기관을 엄격하게 관리·감독해야하는 조직의 수장까지 채용비리 얼룩진 채 물러나면서 금융권은 '걸면 걸린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채용비리 문건을 공개되면서 당시 연임이 결정된 상태였던 이광구 전 행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KEB하나은행은 금감원 조사로 밝혀진 2016년 당시 있었던 수십건의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최 원장의 채용청탁 의혹이 불거진 2013년까지 범위를 넓힐 방침으로 알려져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최근 인사담당자가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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