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경영·삶까지…버핏이 말하는 100가지 지혜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2017.12.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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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새책]워런버핏 바이블…30여년간 쓰여진 주주서한·주총 문답 집대성

투자·경영·삶까지…버핏이 말하는 100가지 지혜


올 한해 한국 자산시장은 뜨거웠다. 연초 2000포인트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인 2561포인트를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2000년대 초 닷컴 붕괴의 여파로 수년간 빛을 보지 못했던 코스닥도 800선을 돌파하며 상승세에 동참했다. 강력한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도 뜨거웠다. 물론 연말을 맞아 중동 정세 불안과 차익실현 욕구 등이 겹치며 증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일 오르는 주가, 부동산 등 자산 가격에 평생 은행 예금 밖에 모르고 살아왔던 이들도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쏟아지는 수 많은 정보에 투자자들을 갈피를 잡기 힘들다. 시장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해메는 이들에게 투자의 대가를 넘어 '현인'(賢人)으로까지 추앙 받는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최고경영자의 가르침은 길을 제시한다. 그가 제시하는 지혜를 얻기 위해 수십년간 이어진 그의 주주서한을 하나하나 찾아 읽는 투자가들이 부지기수다.



이 책은 버핏의 주주서한은 물론 주주총회 현장에서 주주들과 주고 받은 문답까지 정리한 버핏 철학의 '집대성'이다. 그의 투자 철학은 우량주에 장기투자하고 가능한 경영에도 참여하는 방식의 '가치투자'로 알려져있지만, 수십년의 세월에 걸쳐 버핏의 투자 방식은 시대에 맞춰 진화해왔다. 1991년부터 올해까지의 주주서한을 따라가다보면 끝없이 진화하는 버핏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버핏을 단순한 금융 투자가로 보지만 그는 뛰어난 투자가이자 경영자다. 버핏의 투자 기법만을 다룬 수 많은 책들과 달리 이 책에서는 경영자로서 버핏의 혜안을 배울 수 있다. 주주 및 임직원과의 소통, 위기 대처능력과 지배구조를 다루는 모습은 '투자자 버핏'의 뒤에 가려진 뛰어난 경영인의 면모를 보여준다.



책의 전반부가 뛰어난 투자가의 면모를 담아냈다면 후반부에 개별 산업에 대해 쓴 대목에서 경영자 버핏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보험업, 금융업은 물론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부분은 투자자는 물론 업계에서 성공을 꿈꾸는 현업 종사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만한 통찰이 가득하다.

마지막 14장은 투자의 대가를 넘어 현인의 반열에 오른 버핏이 제안하는 삶의 지혜가 닮겼다. 인생의 노년에 접어든 그는 시장을 넘어 인생 전반에 대한 깨달음을 전해준다. 거대한 시장을 넘어서 인생 전체를 조망하는 그의 혜안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버핏 철학의 정수가 담긴 책이지만 두꺼운 무게와 방대한 내용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수 많은 투자 관련 서적을 번역한 이건 교수의 뛰어난 번역은 버핏과 대화하듯 술술 책이 읽히는 경험을 선사한다.


◇워런버핏 바이블=워런 버핏(원저자), 리처드 코너스(편집자) 지음. 이건 번역. 신진오 감수. 646쪽/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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