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 '중립' 쇼크…5% 급락 삼성전자 향방은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11.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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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간스탠리 "낸드 가격 4분기부터 하락...D램 가격 고점 치기 전에 비중 축소하라"

모간스탠리 '중립' 쇼크…5% 급락 삼성전자 향방은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간스탠리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에 삼성전자가 급락했다. 수차례의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쟁'에서도 예외적 존재로 취급됐던 삼성전자가 모간스탠리 저격에 270만원 아래로 밀려났다.

27일 김영찬 모간스탠리 리서치센터장은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4분기부터 하락 반전, 주가 하락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며 "향후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도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내렸다. 김 센터장은 그간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글로벌 IB 가운데 가장 보수적이었다. 대다수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삼성전자 목표가가 300만원을 넘어선 상황에서도 모간스탠리만은 290만원이 최고치였다.

'모간스탠리 쇼크'에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전일대비 14만1000원(5.08%) 내린 263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UBS,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매물이 쏟아졌는데 이날 하루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3300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모간스탠리 "삼성전자 주가 상승 멈출 것"=모간스탠리는 낸드 가격 하락이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봤다.

김 센터장은 "4분기 들어 낸드 가격 하락이 이미 시작됐는데 우리는 2016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낸드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 것으로 본다"며 "D램은 2018년 1분기에도 강세가 예상되지만 2017년 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우리는 아시아권 메모리 고객사 및 공급업체와 미팅을 통해 낸드 가격이 예상보다 더 빨리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모바일 메모리 쪽에서 수요 하락 징후가 보여 기업용 SSD 가격이 4분기 들어 이미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특히 "D램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지만 과거의 메모리 사이클을 봤을 때 반도체 기업 주가는 D램 가격이 고점을 찍기 3~6개월 전이 주식 비중을 줄일 최고의 기회였다"며 "D램 가격이 고점에 가까워질수록 시장 회의가 확대돼 주가 상승을 저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간스탠리는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신흥시장 반도체&테크 주식 비중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투자의견 하향도 이 같은 비중 조정의 일환이며 대만 반도체업체 TSMC에 대한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하향 조정됐다.

◇"메모리 고점, 아직은 멀었다"=모간스탠리의 투자의견 하향이 시장에 충격이었던 이유는 그동안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쟁'의 주된 대상은 삼성전자가 아닌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등 D램 업체였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에 따른 실적 변동 폭이 커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쟁이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급락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스마트폰-가전-디스플레이 사업이 균형을 이룬 복합기업인 데다 글로벌 반도체 1위 업체로, 슈퍼사이클 논쟁에서 예외 취급을 받았다. 때문에 모간스탠리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하자 시장 충격이 컸다.

이와 관련, 글로벌 IB 관계자들은 4분기나 2018년 중 낸드 가격이 하락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 실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김성규 다이와증권 상무는 "글로벌 반도체 수급은 대규모 설비 투자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공급 증가로 낸드 가격이 내년 중반쯤 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급격한 하락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낸드 가격이 다소 하락해도 삼성전자 실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번 주가 하락은 조정이지 추세적 하락의 신호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내년도 낸드 가격 하락은 이미 예상되고 있는 사실이며 새로운 뉴스는 아니지만 최근 원화강세가 진행되는 국면에서 차익실현의 빌미를 준 것"이라며 "낸드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이익이 견조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가는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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