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축제 한복판에서… 모간스탠리 "셀트리온 비싸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10.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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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간스탠리 "셀트리온 렘시마, 미국 시장 침투 쉽지 않아…목표가 8만원"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강자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등한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에 대해 "주식 비중을 축소하라"고 조언한 모간스탠리의 소신파 견해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며 축제가 한창인 와중에 셀트리온 주가가 과하다는 냉정한 주장을 유지했다.

[단독]축제 한복판에서… 모간스탠리 "셀트리온 비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간스탠리는 1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셀트리온에 대해 '비중축소'(Underperform) 의견과 목표가 8만원을 유지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은 전일대비 2800원(1.60%) 오른 17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종가 대비 목표가가 44.9%에 불과할 정도로 파격적으로 낮았다.



모간스탠리는 투자자들이 과도한 주가에도 셀트리온에 투자하는 4가지 이유를 꼽았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분명한 비전과 강력한 실행력 △진화하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대한 투자 △삼성그룹이 계속해서 바이오시밀러와 CMO(의약품 위탁 생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 △바이오시밀러 랠리(상승 추세)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가운데 서 회장이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는 강력한 실행력과 분명한 비전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제니퍼 킴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갖고 있는 강력한 입지가 시장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며 "특히 서정진 회장의 실행력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복제약 포트폴리오에 대한 의존성(단지 3개의 1세대 바이오시밀러만 가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주식 비중을 축소할 것을 주장한다"며 "지금 셀트리온은 가격 경쟁력도 부족한 데다 화이자, 암젠, 노바티스, 머크와 같은 자본력을 갖춘 하이브리드 바이오시밀러 경쟁사로부터 강력한 경쟁에 직면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우리가 만나본 공격적·보수적 투자자들은 모두 서정진 회장이 미국 시장에서 목표로 삼은 램시마(인플렉트라)의 시장점유율 목표치, 유럽에서의 트룩시마의 시장점유율 목표치가 모두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서정진 회장의 비전은 과연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최근 존슨앤존슨의 실적 발표에서 램시마의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침투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 3분기 매출은 12억6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3% 감소하는데 그쳤다. 레미케이드의 시장점유율은 98%로 지난해 11월 셀트리온의 램시마(미국 제품명 인플렉트라)가 레미케이드 매출을 끌어내리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레미케이드의 경쟁 바이오시밀러인 인플렉트라와 머크사의 렌플렉시스는 가격 할인율이 35%에 달했지만 레미케이드의 아성을 꺾지 못했다. 존슨앤존스 측은 "의사들은 레미케이드에 안정된 환자의 약을 다른 바이오시밀러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킴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유통사들은 지금의 35%보다 더 큰 폭의 가격 할인을 통해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채택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강자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연초대비 65.7% 상승했다.

한편 셀트리온에 대한 국내 16개 증권사의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16개 증권사의 목표가 평균은 16만8750원이다.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을 대상으로 개발된 복제약.
◇램시마=존슨앤드존슨의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레미케이드는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치료제 등으로 사용되며 2015년에만 약 12조원 어치가 팔려나간 의약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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