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길찾는 네이버…투자 확대해 협력 가속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7.10.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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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佛 펀드에 1년 만에 1억유로 추가 출자…인재·기술 확보 등 전방위 활동

유럽서 길찾는 네이버…투자 확대해 협력 가속


네이버가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억유로(약 1300억원)를 유럽 투자 펀드에 출자한 데 이어 1년 만에 1억유로를 추가로 출자한 것. 이번 추가 출자를 통해 투자처를 프랑스를 넘어 영국, 독일, 네덜란드, 북유럽 등 유럽 전반으로 확대, 유럽 내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협업을 가속화 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20일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이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의 'K-펀드 1'에 1억 유로를 추가 출자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네이버의 'K-펀드 1' 누적 출자금액은 2억유로(약 2600억원)로 늘어났다. 네이버는 1년 전 라인과 함께 1억유로를 출자한 바 있다.



코렐리아 캐피탈은 유럽에서 경쟁력을 갖춘 강력한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세워진 VC(벤처캐피탈). 네이버가 출자한 'K-펀드1'은 지난 지난 1년간 하이엔드 음향기기 제조 기업 '드비알레', 인공지능 기반 음성 인식 플랫폼 '스닙스', 리쿠르팅 플랫폼 '잡티저', UX 데이터 분석 솔루션 애이비테이스티(AB Tasty)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 서비스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며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추가 출자로 인해 네이버의 유럽 시장 공략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앞서 유럽 시장에서 유망 스타트업의 발굴, 협업을 통한 가능성을 엿보고 지난 6월 프랑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 두 번째 유럽 거점을 마련한 바 있다. 같은 달 프랑스에 만들어진 세계 최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스테이션F'에 네이버의 공간인 '스페이스 그린'을 조성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이처럼 유럽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유망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다수 배출하며 북미와 함께 글로벌 스타트업 인수합병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인수해 전 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돌풍을 일으킨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스카이프,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텐센트가 77억 달러에 인수한 슈퍼셀 등이 모두 유럽 스타트업이다.

영국 VC 아토미코는 지난해 유럽 기술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가 136억 달러에 이를 것이며 올해 유럽 하이테크 분야의 인수합병 규모도 총 8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유럽 내에서 넓고 깊은 네트워크를 가진 펠르랭 대표와의 협업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펠르랭 대표는 네이버의 '제록스연구소 유럽'(XRCE, 현 네이버랩스 유럽) 인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XRCE 인수는 네이버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AI 분야 글로벌 인재와 기술력을 한 번에 확보한 계기로 평가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추가 출자를 통해 투자처를 프랑스를 넘어서 유럽 전반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단순히 재무적인 투자 뿐만 아니라 네이버와 라인의 서비스 개발 노하우, 아시아 시장에 대한 성공 경험 등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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