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SK하이닉스 팔라'는 CLSA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10.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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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SA, 투자의견 매수→비중축소… "D램 사이클 이제 끝물, 가격 내린다"

외국계 증권사 CLSA가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쟁'이 재점화됐다. CLSA는 D램 사이클이 4분기 이후 꺾일 것으로 전망하며 투자자들에게 차익실현에 나설 것을 권했다.

'이제 SK하이닉스 팔라'는 CLSA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LSA는 전일 아시아권 펀드매니저·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SK하이닉스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을 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기존 투자의견 '매수(BUY)'를 '비중축소(Underperform)'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샌지브 라나 CLSA IT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호실적을 선보이며 주가가 200% 넘게 올랐다"며 "하지만 이제 상승 사이클은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이며 목표가 대비 상승 여력이 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CLSA는 4분기를 기점으로 메모리 가격이 꺾이며 SK하이닉스의 EPS(주당순이익) 증가 모멘텀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PC D램 가격은 2016년 6월 이후 160% 상승했고 4분기에도 3~4% 상승이 예상되고 있으나 계절적 비수기인 2018년 1분기에는 가격 하락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했다. D램 가격 하락과 공급 증가가 맞물리며 가격 하락이 가속화될 거란 분석이다.



샌지브 라나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메모리 수요는 강한데 공급이 제한되면서 D램 공급자가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며 "하지만 최근 확인한 바로는 PC/모바일 메모리 고객들이 추가 가격 상승에 강한 저항을 드러내고 있고 2018년에는 서버, 주요 IT 제품에 대한 최종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CLSA는 과거와 같은 메모리 가격의 급락을 예상하지는 않았다. 메모리 산업의 경기민감도가 예전과 달리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4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낮고, 주당순이익 증가 추세도 정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제는 "위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이 필요할 때"라고 조언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쟁이 재점화되며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는 전일대비 2600원(3.11%) 내린 8만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0월11일 장중 9만300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6거래일 만에 10.4%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D램 사이클 고점 논란에 대한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도이치뱅크나 노무라 등은 D램 가격은 아직 고점을 기록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견지한 반면 JP모간은 이미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의구심을 거두지 않았다.

한승훈 도이치뱅크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모든 D램 업체가 설비투자를 늘리며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실제 D램 생산량은 크게 늘지 않았다"며 "대규모 설비 투자에도 불구, 기술적 한계로 공급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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