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로봇 벤처 로보로보 증시 입성…'저성장' 지적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7.08.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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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교육용 로봇 앞세워 스팩합병상장 추진…2020년 매출액 211억원 예상,저성장 기조는 '약점'

국내 증시에서 생소한 교육용 로봇 회사 로보로보가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로보로보의 저성장 기조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보로보는 하나머스트4호스팩과 합병을 결정하고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승인이 통과될 경우 9월28일 주주총회를 거쳐 11월16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상장주선인은 하나금융투자다.



교육로봇 벤처 로보로보 증시 입성…'저성장' 지적도


로보로보는 2000년 설립된 교육용 로봇 벤처회사다. 국내 최초로 지능형 로봇 비즈니스 모델을 특허 출원하는 등 교육용 로봇 시장을 이끌고 있다. 교구재 로봇, 로봇용 학습콘텐츠, 교사 보조 로봇 등이 주력 제품이다. 초·중·고등학교에 로봇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수출 물량도 50%에 근접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 도래를 앞두고 로봇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막상 로보로보의 성장률은 정체됐다. 지난해 매출액 123억원으로 전년대비 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5.5% 감소했다. 순이익은 17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24억원, 영업이익 9592만원, 순이익 6605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향후 전망도 기대감을 갖기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 로보로보 측은 꾸준히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경우 2020년 매출액 211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보로보의 최근 실적 성장이 주춤한 이유는 교육용 로봇 시장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교육용 로봇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데다 교육 현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기술 완성도를 개발 기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교육용 로봇 시장은 조립용품류의 교구 키트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교육로봇 벤처 로보로보 증시 입성…'저성장' 지적도
실제로 교육용 로봇 등을 생산하는 코넥스 상장회사 로보쓰리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5648만원으로 전년대비 93.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만큼 교육용 로봇 시장의 성장성이나 안정성이 탄탄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에서 볼 수 있듯 기술 발전을 통해 로봇 산업이 일상 생활에 급속도로 침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로봇 기술 경쟁력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최근 미국 증시에서 로봇, AI(인공지능) 관련 종목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기대감이 쌓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나머스트스팩4호와 로보로보의 합병비율은 1대 68.24로, 합병 뒤 예상시가총액은 362억원(보통주 기준)이다. 지난해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약 21배다. 국내 증시에 마땅한 비교 대상이 없는 만큼 적정가치에 대한 평가는 기술 경쟁력과 향후 성장성 등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큰 건 사실이지만 로보로보의 교육용 로봇 기술 경쟁력이 관건"이라며 "국내 증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교육용 로봇 벤처회사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지만 성장 추세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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