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폭탄? 집값 폭락은 없다…'분양 절벽'이 온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6.0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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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서울 목동 투자가치 높아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2018년 한국 주택시장은 '인구절벽'이 아니라 '분양절벽'을 걱정해야 한다." 9년 만에 이뤄진 정권교체로 한국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요즘 "집값 폭락은 없다"를 외치는 애널리스트가 화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40·사진)은 "집이 부족한데 집값이 하락한다는 건 수급 논리상 불가능하다"며 "모두가 기다리는 집값 폭락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2018년 '부동산 폭락론'은 어불성설=시장에 떠도는 2018년 집값 폭락론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는 아파트 입주량 급증이다. 2017년~2018년에 아파트 입주량이 급증하는데 1990년대 1기 신도시 준공 때처럼 집값이 폭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90년대 집값은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1990년 당시 전국의 아파트는 162만호였고 1992년 신도시 건설로 40만4000호가 준공돼 재고증가율은 21.6%에 이르렀다. 1993년에도 재고증가율이 16.5%에 달했다.

하지만 2015년 기준 전국 아파트 수는 980만호로, 2016년에 29만2000호 늘어 재고증가율은 3.0%를 기록했다. 2017년에 36만7000호가 증가하고, 2018년에 42만호가 증가하니 재고증가율은 각각 3.6%, 4% 수준이다.



"1990년대 당시 아파트 재고증가율은 16~21%에 달했지만 지금은 3~4% 수준에 불과하다. 겨우 4% 증가하는 것을 '공급 폭탄'이라고 할 수 없다. 게다가 문제는 '공급 폭탄'이 아닌 '공급 절벽'이다. "

그는 서울의 실제 주택보급률이 정부 발표(96%)보다 낮은 92%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12가구 가운데 1가구가 집이 없는데 신규 분양은 감소하고 있어 강한 수요가 집값을 오히려 밀어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채 연구원은 "개발형 분양은 택지 공급 감소로, 정비형 분양은 규제 강화와 극히 적은 일반용 물량으로 2018년부터 최소 5년간 아파트 물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입주 폭탄이 아닌 분양 절벽을 걱정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목동 아파트'가 유망한 이유=채 연구원은 "향후 집값 상승은 아파트 그룹별로 차별화될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 변화를 염두에 두고 유망 아파트를 선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전국의 아파트를 4그룹으로 분류했다. 첫째는 재건축이 진행 중인 노후 아파트 그룹이다. 서울 서초동 반포주공1단지 등 대부분의 재건축 아파트가 1그룹에 속한다.

둘째는 준공 30년이 넘었거나 수 년 내 30년을 넘어설 조합 설립 전 노후 아파트 그룹이다. 서울 목동의 1~14단지 전체와 1기 신도시가 여기에 속하며 준공연도는 1986년~1995년이다. 3번 그룹은 반포 래미안·자이로 대표되는 2000년대 초중반 지어진 재건축과 재개발을 완료한 아파트다. 4번 그룹은 2015년~2017년까지 재건축을 통해 분양된 주택과 신규 분양 아파트다.

이 중에서 채 연구원이 가장 추천하는 아파트는 2번 그룹이다. 그는 "최근 2번 그룹 아파트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로 가격 흐름이 둔화됐지만 지금 집을 팔아서는 절대 안 된다"며 "서울에는 목동처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곳이 매우 드물고 교육 특구로 입지 측면에서 대단한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목동은 영등포와 여의도, 마곡을 연결하는 지리적 요지인데도 재건축·재개발이 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지역으로 희소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즉 가격 재평가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매수해도 좋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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