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 첫 구절이다. '여성의 진화'를 쓴 생물인류학자 웬다 트레바탄이 첫 머리에 이 대목을 인용한 이유가 있다. 여성의 진화한 신체가 현재의 생활방식과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서다.
가사 부담을 덜어주는 다양한 발명과 생활수준 개선 등에 힘입어 여성 호르몬 수치가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초경이 앞당겨지고, 폐경이 늦어지고, 첫 출산이 늦어지고, 출산 간격이 길어지면서 난소 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졌다. 현대 여성은 평생 350~400번의 생리를 한다. 우리 선조들의 4배 수준이다. 호르몬 수치가 급증함에 따라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등 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생리 전 증후군이나 우울증 등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책의 설명이다.
여성의 진화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은 '번식'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건 여성의 몸이 번식 성공률을 최대화하려는 자연 선택의 결과를 통해 빚어졌다는 것"이라며 "여성의 유일한 삶의 목표가 번식이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진정한 페미니즘은 몸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