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역사적 파면…주식시장의 '봄' 올까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3.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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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레이즈 "조기 대선, 사드 이슈에 변화 가져올 수 있을 것"

박근혜 대통령 탄핵재판 선고기일인 1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 결정에 만세를 외치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재판 선고기일인 1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 결정에 만세를 외치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에도 주식시장은 차분했다. 오전 10시20분쯤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 윤곽이 드러나자 코스피는 상승세로 돌아섰고 코스닥은 1%대 강세로 마감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29포인트(0.30%) 오른 2097.35에 마감했다. 장 초반 순매도를 나타내던 외국인이 탄핵 결정 소식에 순매수로 돌아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600억원, 56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컸던 코스닥 지수는 6.13포인트(1.01%) 오른 612.2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결정문 낭독 초기인 11시14분경 불확실성에 1.5% 급락하기도 했으나 이내 안정을 되찾고 상승 반전해 1%대 강세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6억원, 173억원의 동시 순매수를 기록했다.

헌재의 탄핵안 인용과 동시에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60일 이내 개최될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기 대선은 5월 9일 이전에 치러하하는 관계로 황교한 대통령 권한대행이 10일 이내에 대선일을 확정해 발표하게 된다.



안젤라 시에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조기 대선은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약 19%의 부동층이 존재하고 있어 실제 대선 상황은 달라질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새 정부의 출현은 정책 방향성 전환, 특히 한국 증시에 큰 악재였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보다 사드 배치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발언(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배치를 연기하는 것이 필요하다)을 해왔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으로 사드 배치 문제는 더 복잡한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다만 대선후보 가운데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를 밝힌 후보는 한 명에 불과하고 한미 당국이 배치를 서두르고 있어 사드 관련주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얼어붙었던 소비심리 개선에도 희망을 걸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촛불집회와 국정공백 사태로 바닥을 친 소비심리가 조기대선과 함께 살아난다면 한국 경제에 활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새 정권이 들어서고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한다면 소비심리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거란 분석이다.

줄리아나 리 도이치뱅크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도 "시장은 이제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와 향후 제시될 경기부양책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2017년 하반기에 국내총생산(GDP) 1% 미만의 추경 예산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탄핵 확정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미국의 3월 금리 인상이 임박하는 등 대외 변수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피보다는 국내 정치적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반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매크로전략팀장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완화됐으나 당장 대외 불확실성 변수가 많아 탄핵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대선 레이스의 시작과 함께 그간 부진했던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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