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고열 감기' 2급 비밀에도 공개…왜?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15.11.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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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YS 영결식 불참, '불편한 관계' 탓 오해 차단…"감기와 과로 정도는 공개 가능"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고열 등 감기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26일 기자들에게 밝힌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 상태다. 박 대통령은 피로 누적에 따른 면역력 저하로 고열과 인후염을 동반한 감기 몸살 증세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항으로, 대통령 경호실에서 '2급 비밀'에 준해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전격 공개한 이유는 뭘까?



우선 박 대통령이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 본행사에 불참한 것이 고인과의 불편한 관계 탓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 24일 국무회의에서 이미 감기 기운이 있는 목소리가 공개되면서 이를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된 것도 한 이유다. 국가안보에 영향을 줄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도 한몫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의) 주치의는 고열 등 감기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야외에 머물 경우 곧 있을 해외순방(29일∼12월5일 파리·프라하) 등에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장기간 외부공기 노출을 자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이날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 본행사에 불참키로 한 데 대한 설명이었다.



대신 박 대통령은 발인제에 즈음해 서울대병원 빈소를 거듭 방문, 운구 출발을 지켜보며 고인과 영결했다. 박 대통령은 해외 다자회의 순방에서 돌아온 23일에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건강 문제 공개는 영결식 본행사 불참을 놓고 '개인적 앙금'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박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 '칠푼이' 등의 표현으로 비판한 바 있다.

그동안 현직 대통령들은 전직 대통령의 영결식에는 가족장을 제외하곤 모두 참석해왔다.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했다. 2006년 노무현 대통령도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직접 헌화했다.


박 대통령이 24일 국무회의 주재 당시 기침을 하는 등 감기 증세를 보인 모습이 이미 방송 등을 통해 공개된 것도 청와대가 굳이 박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숨기지 않은 이유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애정을 갖고 각별히 챙겨왔던 26일 창조경제박람회 개막식 행사에 불참키로 것도 박 대통령의 컨디션 문제에 대한 관측을 가능케 했다.

또 박 대통령의 건강 문제가 중증질환이 아닌 일반적인 감기라는 점에서 건강 상태 공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지병이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감기와 과로 정도는 공개가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감기 몸살로 인해 빌렘 알렉산더 국왕 주재 만찬에 참석하지 못한 바 있다. 올 4월 중남미 순방 직후엔 위경련과 인두염으로 약 1주일간 외부 행사 참석을 일체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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