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승계 그룹株 변동성↑..현대차·한화도 주목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5.07.31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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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한화 등 경영승계 위한 지주회사 전환 등 검토…경영승계 이슈 불거질 가능성 높아

최근 경영승계 이슈가 불거지면서 주요 대기업 계열사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졌다. 삼성과 롯데가 대표적이다. 시장에선 현대차, 한화, 신세계 등도 언제든 경영승계와 관련한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나타낼 수 있다고 본다.

이 그룹들은 경영승계 이슈와 맞물려 지주회사 전환을 고려할 수 있고 후계자의 주요 계열사 보유지분이 많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업의 구조개편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원샷법이나 중간금융지주법 등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그룹들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株 이틀째 강세..삼성물산은 약세 마감=롯데그룹주는 최근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주목받고 있다. 30일 롯데쇼핑 (68,600원 ▲400 +0.59%)은 5.74% 상승했고 롯데제과가 0.51%, 롯데케미칼이 3.96% 올랐다. 롯데칠성 (125,600원 ▼1,500 -1.18%)은 전날의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0.44% 하락했다. 롯데그룹 경영권은 일본 계열사에 달려 있어 한국 계열사에서 지분 경쟁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다.

구조개편 과정에서 합병을 결정한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제일모직 (151,100원 ▲1,000 +0.67%)도 경영승계주로 주목받는다. 시장에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그룹 주력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 발표 후 주가가 요동쳤다.



시가총액이 수조~수십조원에 이르는 주요 그룹주의 주가가 경영승계와 맞물리며 큰 폭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시장에선 경영승계주로 현대차와 한화 등을 주목하고 있다.

경영승계 그룹株 변동성↑..현대차·한화도 주목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 가능성 제기=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정정한 만큼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가 그다지 급할 게 없다는 전망이지만 최근 움직임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월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했고 이어 10월에는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 자동차 강판 사업을 인수했다. 또 이달에는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정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240,500원 ▼3,500 -1.43%)에 대한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식이 한 주도 없다.

전문가들은 정 부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 방법으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우선 현금을 확보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리는 방안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이 상장할 때 구주 매출을 통해 1000억원 이상을 확보했고 지난 2월에는 현대글로비스 주식 '블록딜'(대량매매)을 통해 약 7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 (184,000원 ▲4,000 +2.22%)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하는 방안도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주요 계열사에 대한 후계자의 지분 확보 차원이라는 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확보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한다면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낮고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높을수록 정 부회장에게 유리하다.

경영승계 그룹株 변동성↑..현대차·한화도 주목
◇한화, 김동관 상무 보폭 넓혀..한화S&C 주목=
한화도 경영승계 작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우선 그룹 경영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 상무는 지난 3월 한화큐셀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상무가 점차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주목받는 곳이 한화S&C다. 한화S&C는 김 회장의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김 상무 지분율은 50%다. 이 때문에 한화S&C는 한화그룹 경영승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S&C는 올해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삼성 계열사 인수 과정에서 톡톡히 덕을 봤다. 한화S&C는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 최대주주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토탈(옛 삼성토탈)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 인수를 통해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을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거느리게 되면서 외형을 키웠고 이는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S&C의 기업가치 증대로 이어졌다.

시장에선 한화그룹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 (26,750원 ▼100 -0.37%)와 한화S&C 합병을 통해 3형제에 대한 경영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외형을 키운 한화S&C를 상장하고 이를 통해 김 상무를 비롯한 3현제가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예상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롯데뿐만 아니라 현대차, 한화, 신세계, 효성 등이 앞으로 경영승계 움직임이나 관련 이슈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그룹군으로 꼽힌다"며 "이와 관련해 어떤 액션이 나올 때마다 각 그룹의 상장기업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경영승계 과정에서 어떤 계열사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인지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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