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시총 6000억 증발 내츄럴엔도텍, 임원은 돈방석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5.04.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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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행사한 스톡옵션만 39만주..임직원과 대표 친인척은 주식매각으로 수십억원 현금화

내츄럴엔도텍 (2,555원 ▼35 -1.35%) '가짜 백수오' 논란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내츄럴엔도텍과 한국소비자원의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형사상 소송까지 제기되며 논란은 가열되는 양상이다.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24일까지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기준 6000억원 이상이 허공으로 증발했다. 내츄럴엔도텍 파장에 다른 바이오주까지 하락하고 승승장구하던 코스닥시장이 직격탄을 맞는 등 주식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일각에선 시가총액 1조원을 넘는 주요 상장기업의 가짜 제품 논란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떨어뜨리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소액주주 주식 비중이 전체의 54.9%인 만큼 개미투자자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2013년 10월에 상장한 내츄럴엔도텍의 임직원과 대표이사 친인척은 그동안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및 주식 매각을 통해 수십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내츄럴엔도텍이 상장된 이후 임직원들은 총 3차례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모두 내츄럴엔도텍 상장 이전에 임직원을 대상으로 배부된 스톡옵션으로 지난해 4월 13만3000주, 지난해 7월 12만2400주, 이달 17일 14만2200주가 행사됐다. 모두 합치면 39만7600주에 달한다. 39만7600주 중 이달 행사된 직원 1명의 3만6000주(1302원) 물량을 제외하면 모두 주당 행사가액이 1000원을 밑돈다.

내츄럴엔도텍 주가가 지난해 4월 3만원대에서 최고점인 이달 17일 9만1000원까지 꾸준히 상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내츄럴엔도텍 임원과 대표이사 친인척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 각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츄럴엔도텍 등기임원인 이권택 연구소장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물량을 포함해 약 37억원 규모 주식을 장내매도했다.

미등기임원인 김철환 영업본부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물량을 포함해 약 10억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매도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한국소비자원에서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등복합추출물' 원료를 수거해간 지난 3월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5차례에 걸쳐 1만주를 주당 7만3412원에 장내매도했다.


이 외에 최대주주인 김재수 대표이사는 지난해 5월 7만주를 장외에서 블록딜로 매도하며 42억9000만원을 현금화했다. 김 대표의 친인척인 이종호, 김경희, 이승연씨는 상장 이후 보호예수기간 1년이 되는 시점과 맞물리는 지난해 10월17일부터 올해 2월13일까지 총 6만2152주를 장내매도, 주당 매각 가격을 평균 5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31억원어치를 팔았다.

내츄럴엔도텍 임직원과 대표이사 친인척이 '돈방석'에 앉은 가운데 피해는 개인투자자에 집중되는 모습이라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소비자원이 가짜 하수오 사용을 발표한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3일 연속 하한가로 직행한 내츄럴엔도텍의 주식의 일 매도잔량은 300만주를 넘고 있다.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2일 낮 12시 '가짜 백수오' 자료를 배포하기 전까지 관련 내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날벼락을 맞았다. 반면 발표 이전에도 내츄럴엔도텍은 조사 결과와 관련해 소비자원과 간담회를 실시하고 소비자원을 상대로 조사결과공표 금지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던 점을 미뤄볼 때 관련 임직원의 경우 해당 내용을 어느 정도 사전에 숙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향방은 내츄럴엔도텍과 소비자원, 누구의 말이 맞느냐에 따라 달렸다. 우선은 내츄럴엔도텍이 지난 23일 실시한 투자설명회에서 언급한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르면 다음주 발표할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식약처가 내츄럴엔도텍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한다고 해도 내츄럴엔도텍이 한 번 돌아선 소비자 마음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지 역시 관심사다. 또 임직원들의 미공개 정보이용 의혹과 관련한 조사는 따로 진행돼 추락한 투자자 신뢰릃 회복하는 것도 문제다.

이와 별개로 앞으로 진행될 소송 결과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등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이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시료를 제품제조에 이용하거나 다른 원료와 바꿔치기 할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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