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훈 전 수석과 두산그룹…짙어지는 유착관계

뉴스1 제공 2015.04.0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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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수석 퇴임 후 두산엔진 사외이사 취직, 부인은 두산타워 상가분양, 딸은 중앙대 교수 임용 논란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박범훈 전 수석(왼쪽)과 박용성 중앙대 재단 이사장(오른쪽). © News1박범훈 전 수석(왼쪽)과 박용성 중앙대 재단 이사장(오른쪽). © News1


중앙대학교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중앙대를 인수한 두산그룹의 유착관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중앙대 총장을 지낸 박 전수석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뒤 교육부에 외압을 행사해 중앙대 본·분교 통폐합 등 현안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사적 이득을 취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비슷한 시기에 박 전수석의 부인이 두산그룹에서 운영하는 패션몰 내 상가를 분양 받은 점과 박 전수석이 퇴임 후 두산그룹 계열사 이사로 취임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2년도 고위 공직자 정기재산변동에 따르면 박 전수석은 2011년 부인이 서울 중구 을지로6가에 위치한 두산타워상가 2곳에 각각 1억6500만원 규모의 상가전세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박 전수석은 중앙대 총장을 퇴임하면서 받은 퇴직금으로 상가를 분양받아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그 시기가 묘하다.

2005년~2011년 2월 중앙대 총장을 지낸 박 전수석은 2011년 2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 발탁돼 2013년까지 근무했다.

박 전수석이 청와대에 입성한 이듬해말 교육부는 중앙대가 본·분교 통폐합 과정에서 추가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도 별다른 조건없이 통폐합을 승인했다.


본·분교 통폐합은 당시 중앙대를 인수한 두산그룹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던 현안으로 중앙대 총장 출신인 박 전수석이 중앙대에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 전수석은 교육문화수석에서 물러난 뒤 2014년 3월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엔진에 사외이사로 취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박 전수석의 딸은 지난해 9월 33세의 나이로 중앙대 정식 조교수로 임용돼 논란을 낳고 있다. 중앙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한 박씨는 뉴욕대 음악교육대학원을 거쳐 중앙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예술계에서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강사 자리도 얻기 힘든 현실에서 박씨의 임용은 '초고속 주행'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지난 주말 중앙대 안성캠퍼스의 예술대학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임용·입시 관련 자료들을 확보해 박씨의 임용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

박 전수석은 중앙대 총장 재직시절 지난 2008년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를 이끌어 냈고 청와대 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중앙대 핵심 현안들을 해결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수사가 박 전수석의 외압에 따른 중앙대 특혜 대가 제공 여부에 집중되면서 중앙대 재단과 재단을 운영하는 두산그룹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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