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 차입금 이자율 5%대로…연 400억 비용 절감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5.03.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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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단, 이자율 11% 후반→5% 초반 낮춰 변경약정 체결 '3월10일자 소급적용'…"아직 갈길 멀다"

거액의 부채에 시달리던 동부하이텍 (41,600원 ▲1,550 +3.87%)이 대주단을 상대로 이자율을 내리는데 성공했다. 연간 약 400억원의 이자부담을 덜 수 있어 자금운용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9일 전자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하이텍 신디케이트론(여러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같은 조건으로 내주는 대출) 대주단은 이자율 인하를 확정짓고 조만간 이자율 변경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자율은 연 11% 후반에서 5% 초반까지 대폭 낮아진다. 동부하이텍은 현재 환율 기준으로 약 61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을 짊어지고 있는데 이자율 책정이 스텝 업 방식(대출 초기 낮은 금리로 지원하고 시일이 지날수록 이자율을 올리는 방식)이어서 그동안 부담이 컸다.

대주단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이 꾸준히 재무구조 개선 약속을 이행해온 점을 반영해 이자율 인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내린 이자율은 3월10일자로 소급 적용된다. 새 이자율이 적용되면 동부하이텍은 앞으로 연간 400억원 정도 이자비용을 아끼게 된다.

따라서 재무구조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동부하이텍은 작년 매출액 5677억원, 영업이익 437억원을 달성해 창사 이래 첫 흑자를 기록했다. 동부 측은 시스템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올해도 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동부하이텍 공장 내에서 직원들이 작업하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동부하이텍 공장 내에서 직원들이 작업하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다만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신규 투자자 유치가 필수다. 이자부담은 덜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원금 상환 일정이 도래하는데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한다.


현재 동부하이텍 매각은 인수희망자가 없어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동부그룹 자체의 신용도가 워낙 떨어져 현재 지배구조로는 투자자 유치가 어렵다"며 "이자부담은 상당 부분 덜게 돼 긍정적이지만 시간을 좀 더 번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시각도 여전히 조심스럽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동종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회사) 경쟁 업체들에 비해 기술이나 수익성 면에서 뚜렷한 우위에 있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동부하이텍은 시장 호황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최근 가동률이 90%를 넘어서고 비용절감 효과까지 겹치면서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매월 거두고 있다"며 "현재 생산라인으로도 적어도 몇년간은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자체 여력으로 투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DB하이텍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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