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일본에서 일명 '허브마약'를 들여와 SNS 등을 통해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조모씨(43) 등 25명을 구속하고 중학생 A군(16) 등 7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 사진=뉴스1
애써 맞힐 필요는 없습니다. 혹 정답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경찰에 신고하거나 의심스런 눈초리로 지켜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정답은 '마약' 입니다.
일본에서 숙박업을 하던 조모씨(43)는 마약제조업자인 일명 '시온' H씨(34)에게서 은밀한 제안를 받게 됩니다. 신종마약인 '허브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해 팔아보자는 것입니다.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데에 혹한 조씨는 무역회사 직원 이모씨(44)와 함께 마약을 들여오기로 결심합니다.
더 나아가 조씨는 제조업자인 '시온'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과감한 결정을 합니다. "너무 약하다"는 '고객'들의 항의에 고심 끝에 낸 아이디어였습니다. 조씨는 시온을 서울 강남 한 호텔에 3일간 투숙시키면서 고객의 요청에 따라 허브나 깻잎, 한약재료 찌꺼기 등에 원료물질을 삽입하는 등 허브마약 10kg를 제조합니다. 조씨는 시온이 보안을 요구해 구체적인 제조방법을 보지 못했으나 "연기가 굉장히 많이 난다"며 흐뭇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쯤되면 과거 유명세를 치렀던 마약 밀반입 수법들은 '신종'이라는 말이 무색해보입니다. 2007년 8월과 2008년 4월 농축 대마인 일명 '해시시'가 갈색이란 이유로 땅콩버터통에 담아 들여오려다 적발됐습니다. 또 치약 튜브와 콘돔, 면도기 크림통 등에 마약류를 숨겨오다 붙잡힌 사건도 있었습니다.
마약 유통을 위해 성적 수치심까지 감수한 경우도 있습니다. 2010년 10월 여대생 박모씨는 착용한 생리대 속에 4000만원 상당의 엑스터시 400정을 넣은 뒤 입국했으나 세관 검사에 어색한 행동을 보이다 결국 검거됐습니다. 이외에도 경북 영덕에서 심마니처럼 산을 타며 야생 대마 4kg를 캐다 검거된 사연은 전설처럼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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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신종수법을 선보였으나 결국 수사망을 피하지 못한 이들처럼 조씨 등도 과도한 마약 흡입에 의해 황당한 결말을 맞게 됩니다. 허브 마약에 취한 조씨는 택시에서 횡성수설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기사와 함께 곧장 지구대에 가게 된 것입니다. 환각에 빠진 조씨는 스스로 마약 이야기를 꺼냈고 이를 전해들은 서울청 광역수사대에 의해 검거되기에 이릅니다. 진화를 거듭하는 마약 유통 수법. 그러나 중독과 파괴의 본성은 이처럼 변화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