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록 이래 최대 규모의 화산폭발

머니투데이 정도원 기자 2013.04.1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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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교육 오늘의 역사] 1815년 오늘, 인도네시아 탐보라산 화산 폭발

1815년 오늘(4월 10일), 인도네시아의 탐보라산이 화산 폭발하여 7월 15일까지 세 달간에 걸친 분화가 계속됐다.
▲화산 폭발로 생긴 탐보라산 정상의 칼데라 호수.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과 비슷한 성격의 것이지만 지름이 7km에 달한다.▲화산 폭발로 생긴 탐보라산 정상의 칼데라 호수.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과 비슷한 성격의 것이지만 지름이 7km에 달한다.


◆화산 높이가 1200m나 낮아질 정도로 거대한 폭발 세 달간 이어져

이 화산 분화는 기록된 것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여겨지고 있다. 해발 4000m에 달하던 탐보라산의 높이는 현재의 높이(2821m)로 낮아졌다. 화산 폭발로 인해 산정이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화산재는 반경 1000㎞까지 흩어졌다. 이로 인해 직접적으로만 7만1000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이는 약과였다. 이 엄청난 화산 폭발로 인해 이듬해 세계적인 이상 기후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탐보라산 화산 폭발로 바다 건너 보르네오까지 화산재가 1cm 이상 쌓였다. 수십 cm 화산재가 쌓인 자바 지역에서는 7만1000명 이상이 질식 등의 이유로 사망했다.▲탐보라산 화산 폭발로 바다 건너 보르네오까지 화산재가 1cm 이상 쌓였다. 수십 cm 화산재가 쌓인 자바 지역에서는 7만1000명 이상이 질식 등의 이유로 사망했다.
◆화산재 영향으로 전세계적 이상 기후, 조선에서도 흉작



조선에서는 순조 16년(1816년) 흉작의 기록이 보인다. 순조 14년의 호구 조사는 790만명이었으나 순조 16년에는 659만명으로 격감했다. 130만명이 줄어든 것이다. 이 모두가 아사했을 리는 없지만 흉년과 기근으로 인해 화전민이나 도적이 되는 등으로 호구 조사에서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걷혀야 할 조세도 쌀은 2만5000석이 모자라고 목면도 300동이 덜 걷혔다. 세입은 부족했지만 경상도에 구호미 8000섬을 긴급 방출하는 등의 이유로 세출은 오히려 늘어나 조선 후기 재정 붕괴를 가속화했다.

◆북미·유럽 농사 괴멸적 피해… 유럽에서 20만명 아사



화산 폭발의 영향은 너무나 거대해 북미와 유럽에서도 괴멸적인 피해를 불러왔다. 화산재가 태양광을 차단해 이상 저온이 극심했다. 1816년 5월부터 6월까지 캐나다와 미국 북동부에는 눈보라가 몰아쳐 농사를 망쳤다. 심지어 6월초 캐나다 퀘벡 지방은 30㎝의 적설량을 기록할 정도였다. 빙결점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이상 기후가 여름에도 계속돼 7월과 8월에 이르자 계속된 이상 저온으로 펜실베이니아의 강과 호수가 얼어붙어 말썰매로 건널 수 있을 지경이었다.

봄과 여름에 이런 한파가 계속되니 농사가 잘 될 리가 만무했다. 미국에서는 귀리의 가격이 1㎥당 3달러 40센트에서 26달러로 급등해 말을 먹일 수 없어 말들이 집단 아사했다. 사람도 먹을 것이 마땅찮은 형편에 말부터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같은 해 여름, 스위스도 흉작으로 식량 부족이 극심했지만 전통적으로 스위스에 식량을 수출하던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전년까지 계속된 나폴레옹 전쟁과 대흉작의 영향으로 수출할 식량이 없었다. 결국 식량 부족으로 폭동이 발생하자 스위스 연방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 해 스위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는 20만명이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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