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10월18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교정에 학생들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유인물이 뿌려졌다. 유신반대 시위였다. 어쩐 일인지 선언문을 읽기로 한 동료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즉석에서 몇몇 학생이 시도했지만 학교 관계자들이 모두 제지했다.
▲문재인 후보가 1974년 10월18일에 직접 작성하고 읽은 학생시위 유인물ⓒ이상호 전교조 해직교사 소송지원단장/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캠프 제공
'비에 젖은 선언문'은 인간 문재인의 또 다른 이야기도 담고 있다. 이 단장은 "문재인은 기숙사비도 학교에서 주는 법대 장학생이었다. 데모를 하면 장학생 신분이 다 박탈되니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획팀에 있었다. 그런데 74년 10월18일에는 그런 기득권을 버리고 (연단에) 나간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상호 전교조 해직교사 소송지원단장. 경희대 역사학과(73학번)를 나와 교사로 일하다 전교조에 참여해 해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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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 단장은 문 후보를 만나 고이 간직했던 선언문을 보여줬다. 74년 10월 초에 만든 '학교 정상화를 위한 결의문', 75년 문 후보 구속의 발단이 된 4월10일 비상학생총회 '대학인 행동강령선언'도 함께였다. 역시 문 후보가 쓴 글이다. 문 후보는 "내가 쓴 것 맞다"며 "이걸 어떻게 여태 보관 했나"라며 반가워했다.
이 단장은 "1989년 (전교조 사태 당시) 해직 교사들은 지금도 호봉이나 경력, 연금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문 후보가 당선돼 교육민주화유공자 특별법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