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하다 대머리된 박원순, "어떤 모습이기에?"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1.11.1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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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솔직·담백한 프리젠테이션… 적절하게 유머 구사하며 분위기 조성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선보인 자신의 3년 후 모습↑박원순 서울시장이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선보인 자신의 3년 후 모습


"3년 후에는 머리 벗겨질까봐 걱정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프리젠테이션엔 여유와 위트가 있었다. 박 시장은 꼼꼼하게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도 곳곳에 유머를 배치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예산안 기자회견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박 시장은 10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별관 브리핑룸에서 '2012년 예산안' 관련 본격적인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이렇게 예산안 들고 와서 발표하는 시장 보셨나요"라며 운을 뗐다.



긴장감이 돌던 브리핑룸에 일순 웃음이 돌았다. 관객의 긴장을 풀어주고 화자인 자신에게 이목을 집중시키는 박원순식 화법이었다.

박 시장은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의 취지를 설명할 때는 자못 진지한 모습이었다. 그는 "무엇보다 서울시민이 내는 피 같은 세금을 어떻게 하면 아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그렇게 아낀 예산을 복지와 안심예산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자신감있는 어조로 말했다.



취임한 지 2주된 시장으로서의 인간적인 고민도 숨기지 않았다. 박 시장은 대중교통 요금 인상과 대형 프로젝트 사업의 유보 여부에 대해 "머리가 하얗게 될 정도로 많은 고민을 한다"며 "취임한 지 이제 10일 됐다. 모든 것을 파악하기엔 문제가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며 솔직하게 답했다.

프리젠테이션의 백미는 '대머리 박원순' 캐리커쳐가 등장한 순간이다. 박 시장은 현재의 모습과 머리가 하얗게 변한 모습, 머리가 벗겨진 자신의 모습을 파워포인트 창에 띄우며 "3년 후에는 머리가 벗겨질까봐 걱정이지만 서울시민을 위해 이런 모습이 되더라도 기꺼이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잠시 자신의 캐리커쳐를 바라보더니 서울시 간부들을 보며 말했다. "(이왕이면) 조금 더 젊게 해주지.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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