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짜리 알펜시아 잘 팔려야 '평창' 적자 면해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1.07.1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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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7000억 빚 해결하는 게 급선무…선수촌 아파트 분양도 관건

↑알펜시아리조트 전경.↑알펜시아리조트 전경.


3차례에 걸친 도전 끝에 강원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란 숙원을 이뤘지만 고민은 이제부터다. 캐나다 밴쿠버처럼 동계올림픽 개최 후 적자에 허덕이는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현재로선 강원도개발공사의 재정적자에 가장 큰 부담인 알펜시아리조트 내 주거시설의 분양 완료를 이뤄내는 게 급선무다. 알펜시아리조트는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2004년 1조7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결과물이다.



그러나 1채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분양권 판매가 저조해 강원도의 재정을 짓눌러왔다. 분양권 수익은 총 1조1000억원 규모로 분양을 마무리하면 적자재정에 대한 우려를 한시름 덜게 된다.

현재 분위기라면 종전의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한층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볼 수 있다. 알펜시아리조트 분양권 판매가 평창 동계올림픽 확정 후 확연히 달라져서다.



강원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시장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전화문의는 하루 100통이 넘는다. 개최지 확정 직전만해도 각종 마케팅에도 하루 최대 40여통 수준에 머물렀다.

관심이 높아진 만큼 분양계약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알펜시아리조트 분양권은 30% 수준인 3000억~4000억원가량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상당부분은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를 전후해 이뤄졌다.

알펜시아리조트 내 분양권이 가장 비싼 골프코스 리조트 '알펜시아 에스테이트'도 최근 법인들을 대상으로 4~5건가량 계약을 마쳤다. 분양가는 가장 넓은 555㎡의 경우 38억3600만원에 달한다. 특히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강원도개발공사 관계자는 "외국인은 10억원 이상 투자하면 영주권을 주기 때문에 동계올림픽 개최 이후 투자 매력이 더욱 부각돼 해외 중개인을 통해 투자자들이 단체로 방문하기도 한다"며 "이전에 분양권 계약을 했다가 취소한 경우 재계약으로 이어질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강원도는 분양계약 속도가 더딜 경우 리조트시설 중 일부를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으로 쓰일 아파트 분양도 관건이다. 선수촌아파트는 강릉시청 뒤 유천택지지구에 1000여가구로 지을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사를 진행한다.

알펜시아 내에도 선수촌과 미디어촌으로 사용할 콘도미니엄을 추가로 970여실 지을 예정이다.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만큼 재정부담을 덜기 위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그동안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때 사용된 선수촌아파트의 경우 상당액의 프리미엄이 붙었을 만큼 수요자들의 인식이 좋았기 때문에 분양은 차질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실제 2009년 대구유니버시아드 선수촌으로 사용된 아파트는 5년간 공공임대를 마친 후 90% 넘게 분양전환을 하기도 했다.



다만 평창이 서울이나 대구 등 다른 도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주인구가 적은데다 분양시장이 침체기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 분양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고 LH도 사업성 판단을 면밀히 하고 있어 분양가도 매력적인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은 아직 이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가의 빌라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줄어든 상황이고 저가로 내놓은 매물마저 주인을 찾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기업들도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중점을 두는 상황에서 수십 억원에 달하는 분양권을 사들일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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