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권도엽 장관 정책검증은 이제부터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1.06.0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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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권도엽 장관 정책검증은 이제부터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아픈 통과의례를 치르고 1일 취임했다. 다른 장관 후보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고생'했지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권 후보는 별달리 문제될 게 없을 것"이라던 자신감에 비하면 다소간 담금질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관행이었지만 지난해 국토부 제1차관 퇴임 후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고문으로 활동한 경력이 시빗거리가 됐고, 2005년 경기 분당 빌라 구매시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등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그가 김앤장 고문이 아닌 로비스트로 활동했다는 근거 없는 억측으로 공격했다. 수십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유일하게 보유한 실거주용 주택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를 들어 부동산 투기를 했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일부 의원은 현황을 파악하지도 않은 채 초점에서 벗어난 정책 질의를 쏟아냈다. 설상가상으로 청문회 막바지에 이르자 "지역구 현안을 해결해달라"는 민원성 발언이 줄을 이었다.



 노트북에 이어폰을 끼고 하루종일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노라니 이 사람들이 국민을 대표하는 선량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5·6개각 대상 전원을 낙마시키겠다"고 공언까지 했는데 '민원 청문회'가 되고 말았다.

 인사청문회는 내정자가 장관직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검증하는 자리다. 인신공격이나 근거 없는 흠집내기보다 인물과 정책검증이 우선이다. 이날 국민들을 대신한 국토위의 청문회 점수는 그야말로 낙제점이었다. 권 후보가 어떤 정책을 펼칠지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권 장관은 낙제 청문회를 통과했지만 정책검증은 이제부터다. 이날 공식 취임한 권 장관은 수십년 동안 국토부에서 정책을 진두지휘한 주택·건설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만큼 국민들의 기대도 크다.


특히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도 그의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30여년의 공직생활을 걸고 부끄러운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단언한 대로 청렴한 정책 수행은 권 장관이 반드시 지켜야 할 국민과의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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